두산전자와 코오롱전자가 기업 양도, 양수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코오롱전자를 인수한 두산전자의 PCB원판 사업 전개방향에 국내 PCB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두산전자가 코오롱전자를 인수한다는 소식은 워낙 오래 전부터 나돌던 것이어서 더 이상 뉴스가 되지 않고 있으나 막상 두산전자가 코오롱전자를 인수키로 정식계약을 체결하고 인수실사팀을 파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PCB업체들은 술렁이고 있다.
특히 가전제품용 페놀계 PCB를 주력으로 생산해온 PCB업체들은 두산전자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예의주시하는 한편 대응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페놀계 PCB업체들이 두산전자의 코오롱전자 인수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까닭은 페놀계 PCB원판을 공급받을 수 있는 루트가 사실상 두산전자로 단일화됐기 때문이다. 신성기업과 일본, 중국으로부터 페놀원판을 수입, 조달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검토할 수 있으나 품질문제와 납기 등 부품조달에 따른 제반 문제가 기존 코오롱전자나 두산전자보다 수월하지 않아 효율적인 대안은 될 수 없다는 게 이들 업체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결국 두산전자로부터 페놀계 PCB원판을 구입하는 게 현재로서는 가장 효과적인 대안이라는 판단아래 이 업체들은 벌써부터 두산전자에 추파를 던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PCB업계의 주목대상으로 부상한 두산전자는 아직까지 코오롱전자 인수 이후에 대한 사업전략에 대해 특별한 설명이 없다.
두산전자의 한 관계자는 『인수실사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마당에서 인수 이후에 대한 이야기를 거론한다는 것은 시기상조이고 특히 기존 코오롱전자 인력고용 문제 등 민감한 사항이 산재해 있어 구체적인 사업 전개방향 수립은 좀더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코오롱전자가 이제까지 영위해온 PCB원판 공급사업에 궤도수정이 가해지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두산전자의 입장을 바탕으로 분석해 볼 때 현재 공급과잉 사태를 빚고 있는 페놀계 PCB원판의 경우 기존 코오롱전자의 공급능력을 크게 줄여 나갈 것으로 보인다. 즉 공급물량 조절로 가격인하를 막겠다는 복안으로 해석할 수 있다.
두산전자는 또 코오롱전자의 기존 생산라인을 대대적으로 정비, 복합소재(CEM)원판 등 신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분야로 생산라인을 전환할 공산도 있다. 이와 관련, 두산전자의 한 관계자는 『코오롱전자의 김천공장을 특수원판 전문공장화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성 있는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코오롱전자가 일부 생산해온 다층PCB(MLB)용 원판 설비는 두산전자 증평공장과 연계해 생산물량을 조절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방안은 밝힐 수 없다고 두산전자 관계자는 말했다.
두산전자의 이같은 신중한 입장에도 불구하고 코오롱전자를 인수한 두산전자가 어떻게 PCB원판 생산전략을 가져가느냐에 따라 국내 PCB업계의 명운이 좌우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상당수 PCB업체들은 벙어리 냉가슴을 앓을 전망이다.
<이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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