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음반사업 잇단 퇴출

대기업들이 잇달아 음반사업에서 손을 떼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그룹, 동아그룹, LG그룹, 현대그룹 등 음반시장에 앞다퉈 참여했던 대기업들이 올들어 잇단 구조조정작업을 통해 음반사업에서 대거 퇴출하고 있다.

대우그룹은 세음미디어를 통해 추진해 온 음반사업을 완전 정리키로 하고 최근 관련 사업본부를 해체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우그룹은 그러나 영화제작 및 배급, 비디오, 케이블사업에 대한 투자는 예정대로 계속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음반사업 부문의 적자폭이 확대돼 더 이상의 사업 추진이 어려웠다』고 밝히고 『정산과정을 거쳐 음반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뗄 방침』이라고 말했다.

동아그룹은 계열사인 다비컴을 그룹 계열군에서 독립시키는 방안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그룹은 다비컴의 경영상태가 다른 계열사에 반해 양호하다는 판단아래 종업원지주제등의 자구방안을 통해 다비컴을 회생시키되 계열사에서는 완전 분리키로 했다. 이에따라 동아그룹 영상관련 계열사는 동아TV만 남게된다.

LG그룹의 LG소프트도 최근 구조조정을 통해 음반사업팀을 해체하고 콘텐츠 관련 사업에만 주력키로 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음반사업을 정리한 것은 주력사업인 시스템통합사업에 힘을 모으기 위한 조치』라고 말하고 『관련인력은 전배 등을 통해 재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그룹도 금강기획을 통해 추진해 온 음반사업을 완전 정리키로 하고 구체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강기획은 특히 CD 생산라인도 매각한다는 방침 아래 관련업체와의 협상을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강기획은 이에앞서 채산성이 극도로 악화된 게임사업을 정리키로 결정했다.

대기업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올들어 음반시장이 크게 위축된데다 사업에 대한 수익성에 반해 투자 위험도가 높고 환금성이 낮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음반 소싱의 어려움과 투자리스크에 대한 부담이 대기업 성격과 부합하지 않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유동성 자금 부족으로 더이상의 투자여력이 없어진 것도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음반사업은 영화 및 비디오사업과는 달리 모험사업에 가까워 대기업 업종으로는 적합치 않았다』면서 『음반시장이 계속적인 하향세를 나타낼 경우 대기업의 자발적인 퇴출이 줄을 이을 것』으로 전망했다.

<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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