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음반시장은 96년말부터 침체되기 시작해 97년 하반기에 도매업체들의 도산이 잇따랐으며, IMF 구제금융시대에 돌입한 이후 시장이 예년에 비해 30∼40% 위축된 상황이다. 한국 음반시장의 터줏대감인 도매업체들이 무너지면서 음반 물류가 경색되는 가운데 제작사들의 음반 출시도 급감하는 등 장기간 불황에 휩싸여 있다.
실제 올해상반기에는 가요, 팝, 클래식 등 전 장르에서 밀리언셀러가 등장하지 못했다. 특히 매출을 기준으로 한국 음반시장의 60∼70%를 점유하는 가요계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지난 1월 김건모, 신승훈 등 밀리언셀러들이 신보를 내놓으면서 모두 50만장을 넘어서는 등 일말의 기대를 모으기도 했으나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두 가수의 실패로 최근의 인기장르인 레게댄스(김건모)와 전통적인 인기장르인 발라드(신승훈)도 시장부양책이 될 수 없음을 확인시켰다.
이외에 김정민, 김종서, Ref, 쿨 등 기존 인기가수 및 그룹들의 신보 발매가 잇따랐으나 괄목할 만한 판매량을 기록하지 못했고 HOT, 젝스키스와 같은 신세대 인기그룹들도 수면 밑으로 가라앉은 채 상반기를 보냈다. 다만 김종환의 「존재의 이유」가 작년말 이후 장기간 인기를 끌면서 판매량 80만장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고, SES의 「Ib@m Your Girl」이 판매량 50만장을 넘어서는 한편 김장훈, 김경호, 임창정, 신해철, 이소라, 유승준 등이 각각 약 20만∼50만장의 판매량을 기록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7월들어 서태지가 신보 「테이크 투」로 최근까지 출고량이 1백30만장을 넘어서는 핵폭탄급의 위력을 선보이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으나, 곡 수록량이 28분 정도에 그치고 있음에도 1만원대(CD)의 판매가격이 책정된 점과 발매사의 판촉행사와 관련한 소비자들의 불만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판매량이 다소 주춤하는 형세다. 시장전체의 분위기를 활황으로 돌려세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한 김건모, 신승훈, 사맹석(라인음향 대표) 등이 탈세에 연루되면서 가요계 전반에 대한 사정한파를 예고케 하는 등 안팎으로 시련을 겪고 있어 시장부양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가요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료공개가 투명한 음반직배사들을 보면 올상반기 매출침체 동향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각 직배사의 출시음반 중에 판매량이 20만장을 넘어서는 앨범을 찾아보기 힘들었는데, 그 결과 1∼6월중 월 매출이 10억원 안팎에서 턱걸이를 거듭했다. 특히 한국BMG는 인기 아티스트들의 음반출시가 없었고 그나마 선보였던 편집앨범들의 판매실적마저 좋지않은 탓에 예년에 15억∼20억원대를 상회하던 월매출이 올상반기에는 10억원대를 밑돌았고 6월에는 6억6천만원대로 급락하기도 했다. EMI코리아도 지난 4월 매출인 16억4천만원이 가장 좋은 실적이었을 뿐 1월 6억6천만원, 2월 4억원, 3월 7억7천만원, 5월 9억9천만원, 6월 10억3천만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소니뮤직코리아의 경우는 지난 1∼3월 중 매출이 월 6억∼12억원대에 그쳤지만 영화 「타이타닉」 오리지널사운드트랙앨범 등의 판매호조에 힘입어 4월에는 24억6천만원, 5월은 13억5천만원, 6월에는 12억5천만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각 음반직배사들이 가요부문에 대한 투자를 축소하고 신보없이 편집앨범을 출시하는 데 그치면서 전반적으로 상품기근현상을 보이고 있어 시장부양 및 매출증대를 이끌어 내는 데는 적지않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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