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컴팩컴퓨터는 지난 2월 컴퓨터업계 사상 최대규모인 96억 달러에 디지털이퀴프먼트(DEC)사를 합병한다고 선언하고 최근 모든 합병절차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한때 세계 정상의 컴퓨터업체인 IBM에 도전장을 낼 만큼 위협적인 존재였던 미국 컴퓨터업계의 거인 DEC는 이제 역사 속의 기업으로 남게 됐다.
지난 10여년간 DEC는 「경영적자-구조조정-감원-사업축소-적자, 또다시 구조개편-매각」이라는 악순환을 되풀이해 왔다. 특히 DEC는 90년대 들어 불황의 먹구름을 좀처럼 걷어내지 못하고 적자경영의 흙탕물 위를 걸어왔다. 가끔씩 실적이 흑자로 돌아서면서 회생의 기미를 보이기도 했지만 적자폭이 더욱 커져 DEC의 전망을 더욱 흐리게 했다.
DEC가 이처럼 극심한 경영난을 맞게 된 원인은 90년대 들어 급변하는 컴퓨터시장의 환경변화에 둔감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80년대 후반부터 열풍을 일으키기 시작한 세계 컴퓨터업계의 「다운사이징(소형분산처리환경)」 흐름은 덩치 큰 중대형 컴퓨터를 판매하는 업체들에 치명적인 상처를 안겨주었다.
그러나 DEC의 몰락은 이보다도 지난 90년 이후 30억 달러의 비용을 들여 추진한 구조조정이 실효를 거두지 못한 탓이 크다. 명확한 원인분석을 바탕으로 적절한 처방을 내리는 데 실패했다는 게 미국 컴퓨터업계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DEC는 컴퓨터시장 환경변화로 구조조정이 불가피했으며 이같은 전략이 실패함으로써 마침내 인수합병이라는 극단적인 절차를 밟도록 내몰렸다는 것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90년대 초부터 심각한 경영난을 겪었던 IBM은 한때 분사(分社)가 거론되는 등 해체의 위기를 맞을 만큼 어려운 상황이었으나 루이스 거스너 회장을 영입,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4년 만에 회복의 전기를 마련했다. 미국 컴퓨터업계에서는 이처럼 구조조정에 실패해 인수합병을 당한 DEC와 뼈를 깎는 구조조정으로 회생의 길을 걷고 있는 IBM을 곧잘 비교대상으로 삼곤 한다.
최근 IMF한파의 직격탄을 맞아 극심한 매출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컴퓨터업체들도 너나 할 것 없이 구조조정에 휩싸여 있다. 그러나 각 기업들은 구조조정의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무엇을 어떻게 구조조정하느냐에 대해 혼란스러워하는 것 같다. 여기에는 IBM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무엇보다 최고경영자의 구조조정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뒷받침돼야 한다. 그런 다음에 각 기업이 안고 있는 현황과 문제점, 이를 둘러싼 주변환경에 대한 더욱 철저한 원인분석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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