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경제한파의 영향이 본격화한 올상반기 영화계는 한국영화 제작업계가 자금난에 허덕이면서 제작편수가 급격하게 줄어든 가운데 상대적으로 외국영화들이 더욱 큰 힘을 발휘했다. 올상반기에 제작된 한국영화는 15편에 불과했다. 작년 같은 기간에 21편을 제작한 데 비해 크게 줄어든 숫자다. 이대로라면 90년대 중반이후 연간 60편 내외를 유지해오던 한국영화 제작편수가 올해는 많아야 35편을 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경향은 대기업들이 영화투자에서 손을 떼고 있는 데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작년상반기에 10편을 제작 투자했던 대기업들이 올해상반기중에는 단 1편을 제작하는 데 그친 것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한국영화들의 흥행성공률이 크게 상승한 것. 올 1월 25일 개봉된 「8월의 크리스마스」가 서울관객 약 45만명을 동원한 것을 시작으로 「투캅스3」(4월 11일 개봉)가 약 13만명, 「조용한 가족」(4월 25일 개봉)이 약 37만명, 「찜」(5월 16일 개봉)이 20만명을 동원했다. 상반기 막바지인 5월 30일에 개봉한 「물위의 하룻밤」이 약 10만명, 「여고괴담」이 최근까지 약 68만명의 서울시민을 끌어들이며 상반기에 제작된 한국영화 중 6편이 흥행에 성공한 것이다.
물론 「투캅스3」의 경우는 당초 기대치보다는 크게 저조했지만 전국 80개 상영관에 동시 개봉, 짧고 굵게 승부해 손해보지 않은 장사를 했다. 또 「찜」과 「물위의 하룻밤」은 참패가 예상됐음에도 불구하고 조용히 소폭의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외국영화, 특히 할리우드 영화들의 기세가 등등했다. 서울관객 동원수 2백만명을 훌쩍 넘어서며 장기흥행한 「타이타닉」(2월 20일 개봉)을 비롯해 「에이리언4」(1월 10일), 「007 네버 다이」(1월 17일), 「리플레이스먼트 킬러」(1월 24일), 「LA컨피덴셜」(3월 7일),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3월 14일), 「굿 윌 헌팅」(3월 21일), 「딥 임팩트」(5월 16일) 등 다수의 할리우드 영화들이 적게는 20만에서 많게는 70만명의 서울관객을 동원한 것이다.
또한 6, 7월 중에 「로스트 인 스페이스」 「고질라」 「아마겟돈」 「뮬란」 등의 할리우드 영화들이 전국의 영화상영관을 융단폭격 중이고, 8월 이후로도 「X파일」 「리셀웨폰4」 「마스크 오브 조로」 「스네이크 아이」 「라이언 일병 구하기」 「어벤저」 등의 영화들이 대기하고 있어 할리우드의 기세는 하반기에도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 하반기에 맞불을 준비하고 있는 「생과부 위자료 청구소송」 「퇴마록」 「쉬리」 등의 한국영화들이 「일당 백」의 힘을 발휘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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