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가를 찾아] 다시보는 컴퓨터.정보통신 서적 5권

컴퓨터와 통신. 21세기 고도 정보사회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키워드다. 우리는 최근 이 두 가지 용어를 하루에도 몇 번씩 화제에 올리고 있지만 이들 용어의 의미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그치는 것 같다.

최근 2∼3년 동안 출간된 책 중에서 특히 컴퓨터와 정보통신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는 책 5권을 소개한다. 이번 여름휴가 때 IMF를 극복할 수 있는 지혜를 이곳에서 찾아보면 어떨까 한다.

가장 먼저 추천하고 싶은 책은 「디지털이다(박영률출판사)」. 세계적인 정보통신 전도사로 유명한 니컬러스 니그로폰테 미 MIT대 교수가 쓴 「Being Digital」을 우리말로 번역한 것이다.

니그로폰테는 이 책에서 정보통신을 구성하는 최소단위, 즉 「원자」에 해당하는 「비트」의 정의에서부터 이것이 방송(비트 방송), 경제(비트 비지니스) 등에 미치는 영향까지 명쾌한 논리로 설명하고 있다. 컴퓨터와 사람간의 인터페이스(상호작용) 연구의 선두주자인 MIT대 미디어랩 소장인 저자가 그동안의 다양한 연구경험을 바탕으로 제시하는 명쾌한 디지털 이론에 감탄할 만하다. 이 책은 또 지난 95년 미국에서 처음 발간된 후 지금까지 유럽, 일본 등 10여개국에 번역, 출간돼 전세계 독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기도 했다.

문화일보 경제부 박태견 기자가 쓴 「정보초고속도로(길벗)」는 컴퓨터가 교육제도, 복지향상 그리고 정치, 경제, 미디어 등 광범위한 분야의 변화를 주도할 핵심도구로 급부상하고 있는 사실을 다양한 사례를 곁들여 설명하고 있다.

특히 저자는 이 책에서 미 노스캐롤라이나 주정부가 최근 정보고속도로 시범사업으로 16개 공립학교를 광통신망으로 연결한 후 라틴어, 일본어 등 외국어 수업을 원격학습 방식으로 제공,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는 등 최근 범지구촌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정보통신 혁명의 현장」을 다양한 시각으로 비교, 분석하고 있다.

이에 비해 「인터넷이 기업경영을 바꾼다(영진출판사)」는 인터넷에 초점을 맞춰 그 경제적 의미를 집중 분석한 책이다. 권순범 한성대 교수 등 대학에서 경영학을 가르치고 있는 교수 5명이 공동으로 집필했다.

특히 가상무역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인조다이아몬드 등 다양한 분야의 중소기업들이 최근 인터넷을 적극 활용,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사례를 풍부하게 소개하고 있다.

한편 조환규 부산대 교수(전자계산학과)가 쓴 「컴퓨터 이야기」는 컴퓨터가 무엇인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초보자용」 책으로 알맞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컴퓨터 과학을 전공한 저자가 컴퓨터를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내용만 간추려 일반인도 알기 쉽게 풀이하고 있다.

정보통신 전문가라면 이들 책 외에 과학평론가인 이인식씨가 쓴 「사람과 컴퓨터(까치)」를 읽을 것을 권하고 싶다. 지난 92년 발간된 이 책은 신경망 컴퓨터, 인공생명 등 주로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 연구되고 있는 컴퓨터관련 최신 이론을 광범위하게 소개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힌다.

이 책은 정보통신 및 과학에 대한 기초지식이 없는 초보자들이 소화하기에는 어려운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컴퓨터 분야는 물론 이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인지심리학 등 인문, 사회과학 연구자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며 전문서적으로는 드물게 지금까지 1만부 이상 팔려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서기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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