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제당이 드림웍스SKG에 대한 출자액 3억달러 가운데 1억7천만달러의 지분을 공동출자자인 폴 알렌에게 양도키로 전격 결정함에 따라 제일제당과 드림웍스의 불화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드림웍스의 최대주주인 폴 알렌이 작년말부터 제일제당측에 집요하게 지분양도를 요구해 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결정도 제일제당의 영상사업이 모기업의 자금난으로 휘청거리고 있는데 따른 폴 알렌의 공세가 결정적으로 작용한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제일제당의 영상사업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벌인 영화배급사업과 극장사업 이외에는 실적을 올리지 못해왔다. 강변 테크노마트에 마련한 극장사업과 드림웍스사의 영화 배급사업만이 궤도진입의 가능성을 타진한 상태이고 나머지 음반 및 우리영화제작사업, 비디오사업등은 고전을 거듭했다. 특히 일부에서는 제일제당측이 영화배급 및 극장사업외에는 모두 퇴출대상으로 정하고 정지작업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없지 않았다.
이에따라 작년말부터는 제일제당이 영상사업 추진을 위한 더 이상의 자금을 내놓지 않을 것이라는 소문이 꼬리를 물었다. 이 시점에서 제일제당의 최고위층과 드림웍스사의 지분참여를 주도한 L 이사와의 갈등설이 잇달아 터져 나왔고 일부 외신에서는 한국 외환사정을 이유로 들긴 했지만 제일제당측이 드림웍스사의 나머지 지분을 확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쏟아냈다. 드림웍스사의 작품 배급을 둘러싸고 제일제당이 드림웍스와 불화를 겪고 있다는 설도 이즈음 나왔다.
제일제당은 그러나 올 초에 예정대로 2천만달러를 드림웍스사에 투자했고, 분기때마다 일정액을 투자해 총 3억달러의 투자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발표, 불화설을 일축했다.
업계는 그러나 지금까지 드림웍스 영화 타이틀 배급라인이 여전히 혼재돼 있고 비디오배급을 둘러싸고 첨예한 입장대립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드림웍스사와의 불화가 이번 지분매각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영상사업을 위한 자금때문에 주력사업의 자금난을 자초할 수 없다는 고위층의 판단도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이를 반증하듯 제일제당은 올해 공급되는 드림웍스와 UIP의 합작영화와 파라마운트사의 합작영화의 아시아 배급망을 독점하지 못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제당측은 그러나 드림웍스와의 불화설과 자금난 소문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히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일부에서는 드림웍스와의 불화설을 제기하고 있지만 문제될 게 전혀 없는 상황이며 폴 알렌에게 일부지분을 매각하더라도 제2 지배주주로서의 위치와 역할은 다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한 관계자도 『자금난설은 경기불황에 따른 원론적인 얘기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제일제당은 이미 상반기 매출목표인 1조2천억원을 돌파했고 부채비율도 2백%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제일제당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 들일 경우 거꾸로 「그렇다면 왜 투자지분을 매각했느냐」는 의혹이 생긴다. 이에대해 제일제당측은 『타기업들이 외환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시점에서 해외투자를 위해 외화를 소진하는 것은 국민정서상 맞지않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작년부터 외국투자자들이 제일제당측에 끊임없이 지분매각을 요청해 왔고 폴 알렌이 수차례에 걸쳐 제일제당측 지분을 매입하겠다고 주장해 온 점,그리고 드림웍스사의 영화사업이 궤도에 올라 수익성이 보장됐다며 지속적인 투자의지를 밝혀온 제일제당측의 행적을 종합하면 이같은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일부에서는 이에따라 제일제당측이 드림웍스사의 일부 지분매각을 계기로 영상사업에 대한 일대 수술을 가하려 하는 것이 아니냐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예컨대 1억달러의 해외투자분을 국내 영상업계에 먼저 투자해야 했다는 원론적인 얘기로 부터 다시 시작할 개연성이 많다는 지적이 바로 그것이다.
<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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