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휴대전화기, 휴대정보단말기(PDA) 등 다양한 정보통신기기의 등장으로 이들 기기간 상호접속의 필요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새로운 데이터통신 사양이 공개돼 관련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스웨덴의 에릭슨, 미국의 IBM과 인텔, 핀란드의 노키아, 일본의 도시바 등 5개 업체가 발표한 「블루투스(Bluetooth, 개발코드명)」가 그것으로, 지금까지는 주로 케이블접속(유선)이나 적외선통신을 통해 실현해 온 정보통신기기간 데이터통신을 전파를 이용해 무선으로 구현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들 5개사는 올해 말까지 최종 사양을 확정할 예정이며, 에릭슨에서는 이미 데이터통신모듈과 이를 내장한 휴대전화기, PC카드, 휴대 정보통신기기 등을 시험제작했다. 특히 데이터통신모듈에는 일본의 무라타제작소와 공동개발한 세라믹 안테나를 탑재하는데 표면실장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는 이 규격을 채택한 제품들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정보통신기기간 데이터통신의 업계표준으로 통하는 적외선통신규격 「IrDA(Infrared Data Association)」와의 경합이 불가피하게 됐다.
블루투스는 최대 데이터 전송속도 1Mbps에 최대 전송거리 10m의 무선데이터통신 실현을 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
1Mbps는 사용자가 면허없이 이용할 수 있는 2.4G㎐의 ISM(Industrial Scientific Medical)대(帶)를 사용해 비교적 손쉽게 동시에 저렴한 비용으로 실현할 수 있는 전송속도다.
전송거리 10m는 사무실 내에서 사용자가 휴대하고 있는 기기와 책상 등에 설치해 둔 기기간의 전송거리로 충분하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다.
이에 대해 IrDA(버전 1.1)방식은 최대 데이터 전송속도가 4Mbps로 블루투스를 앞서지만 최대 전송거리는 1m로 짧다.
또 블루투스는 음성부호화방식인 CVSD(Continuous Variable Slope Delta Modulation)를 채용해 문자 데이터의 전송은 물론이고, 음성 전송에도 사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통신 비밀을 유지하기 위한 암호기술을 사용한다.
그러나 적외선통신방식과 비교할 때 블루투스가 갖는 가장 큰 특징은 휴대 정보통신기기를 가방이나 주머니에 넣은 채로 다른 정보통신기기와 통신할 수 있는 점이다.
예컨대 블루투스방식에서는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 데이터를 PC나 휴대전화기와의 케이블접속 등과 같은 번거로운 절차없이 일정 거리 안에서는 어떤 상태에서든 그대로 전송할 수 있다. IrDA방식에서도 케이블접속 없이 데이터통신은 가능하지만 적외선을 통과하지 않는 차폐물이 가로막고 있을 경우에는 통신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적외선통신에서는 기기간의 인터페이스를 조정해야 한다.
게다가 블루투스는 소비전력도 적다. 블루투스를 채택하는 기기의 소비전류는 송신 시에는 8∼30㎃, 대기 시에는 3백㎂가 돼 전원전압이 +2.7V일 경우 소비전력은 전송 시에서도 1백㎽ 이하로 낮출 수 있다. 같은 상황에서 IrDA의 소비전력은 1백50㎽정도다.
민감한 사항인 가격에 대해서도 IrDA에 뒤지지 않을 것으로 블루투스 진영은 보고 있다. 스펙트럼확산용 대규모집적회로(LSI) 등 표준탑재 부품의 경우 초기 15∼20달러로 다소 높지만 양산단계에 들어서면 IrDA와 같은 5달러 이하로 낮출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그 근거로는 블루투스에 채용한 주파수 호핑기술이 미국 IEEE802.11위원회가 규정하는 무선 근거리통신망(LAN)이나 가정내 기기를 무선접속하는 사양 SWAP(Shared Wireless Access Protocol)에도 이용되고 있기 때문에 부품 비용의 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물론 이 블루투스의 최종 도착지는 업계표준 자리다. 이를 위해 에릭슨 등 5개사는 요소기술의 무료 제공을 미끼로 지지기반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그 결과로 컴팩컴퓨터와 델컴퓨터를 비롯해 미국 휴대정보통신기기시장의 주도업체인 3Com, 디지털휴대전화기 대형업체인 퀄컴 등 12개 업체의 지지를 얻어냈다. 또 NTT이동통신망(NTT도코모), 후지쯔, NEC 등도 지지를 적극 검토하고 있어 지지업체 수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객관적인 전력상 블루투스가 IrDA방식을 대신해 새로운 업계표준으로 떠오를 가능성은 아직은 낮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 현재 IrDA는 지지업체가 휴렛패커드(HP) 등 약 1백50개사에 이르고 정보통신기기 데이터통신분야의 80% 이상을 점유해 사실상 독식하고 있는 상태다.
게다가 업계 일각에는 「1Mbps의 전송속도가 어중간하다」고 꼬집거나, 「표준탑재 비용의 5달러 이하는 무리」라며 의문을 표시하는 등 블루투스 규격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적지 않다.
<신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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