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과 선풍기 등 계절상품의 성패는 날씨가 좌우한다. 삼복더위가 이어지면 제품창고가 텅텅 비고 반대현상일 때는 재고가 산더미처럼 쌓인다. 청량음료 및 아이스크림 사업도 마찬가지다.
햇빛이 쨍쨍 내리쬐면 판매가 급증하지만 비가 오거나 날씨가 선선하면 매출이 급감한다. 특히 선도(鮮度)를 생명으로 하는 생선과 야채 가격은 시장여건 변화에 민감하다.
반입물량이 많으면 가격이 낮아지고 반입물량이나 수확량이 적으면 가격은 천정부지로 올라간다.
이처럼 시장상황에 따라 가격을 달리 책정하는 것을 시장분할전략이라고 한다. 하지만 자판기 등 무인 판매대에 비치된 상품의 경우 이러한 상황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없다. 제반 여건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무인 판매대에 비치된 상품의 가격도 수시로 바뀌게 될 것 같다. 오전과 오후, 또는 기후 변화에 따라 판매가격을 달리 적용하는 것이다.
이미 코카콜라사는 콜라값을 날씨와 연동시키기 위한 야심찬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미국 전역에서 우선적으로 실시될 이 프로젝트는 기상정보를 토대로 지역별 콜라값을 결정한 후 컴퓨터망을 통해 수시로 판매가격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물론 곳곳에 깔린 자판기와 본사의 메인컴퓨터가 거미줄처럼 연결돼야 함은 물론이다.
코카콜라사는 이 자판기의 이름을 「스마트 자판기」라고 붙이고 새로운 자판기를 전면 배치하는 대로 기존 자판기는 모두 치울 방침이다. 가격변동이 쉽지 않은 기존 자판기를 그대로 방치하면 신제품과 가격경쟁이 벌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코카콜라측은 날씨에 따라 가격을 달리하는 이 시스템을 통해 매출액과 이윤이 종전보다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론 재고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는 점도 이윤증대에 기여할 요소 중의 하나라고 밝히고 있다.
전세계 음료시장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힘과 영향력을 가진 「공룡기업」 코카콜라사의 변신이 국내 음료 및 자판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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