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HDD) 시장은 올해 1억4천만대 가량이 생산돼 오는 2002년까지 해마다 15% 이상 지속적인 성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인스탯사는 전반적인 PC생산량 증가와 업그레이드 수요 확대에 따라 올해 HDD 생산량은 1억4천만대에 달해 전년대비 19.03%의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이 회사는 HDD시장의 빠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과잉생산과 이에 따른 적자누적으로 제조회사 수익성은 극도로 나빠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HDD산업은 수백억달러 이상을 투자해야 하는 고도의 장치산업인 동시에 정보기술(IT)업계를 이끌어나가는 기술집약적인 산업으로 분류된다. 특히 전세계를 상대로 하는 마케팅력과 물류, 부품조달이 필요한 첨단 부품산업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경쟁체제로 인한 수익성 감소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현재 세계 HDD시장은 미국의 시게이트, 퀀텀, 웨스턴디지털, IBM 등 주요 업체와 맥스터, 일본의 후지쯔와 도시바, 삼성전자를 포함한 10여개 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노트북PC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IBM과 도시바를 제외하더라도 지난 96년 한해 동안 데스크톱PC용 HDD를 연간 5백만대 이상 생산한 제조업체는 7개 이상이다. 수요에 비해 공급업체가 너무 많아 적절한 영업활동과 생산계획을 추진하기 어렵다는 게 HDD업계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HDD 전문업체보다 제품이 다양하고 자금동원 능력이 상대적으로 우월한 IBM , 후지쯔, 삼성전자가 시장대응을 유리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의견까지 제시되고 있다. IT업계의 영업형태가 그룹과 그룹의 코퍼레이션 비즈니스 위주로 이루어지는 사례가 도처에서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HDD업계 사이에서는 올해말부터 주요 4사와 그밖의 4사 그룹에서 탈락하는 업체들이 생겨날 수도 있다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상황이다. HDD 산업구조상 세계 주요 PC브랜드를 주요고객으로 잡지 못한 곳이나 재고관리와 제품경쟁에서 실패하는 업체는 퇴장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웨스턴디지털이 미국 IBM의 GMR헤드 기술을 도입해 사용하기로 한 것을 이런 징후에 대한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도 현재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각 HDD제조사들은 신기술과 신뢰성있는 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미 미국 맥스터는 디스크 한장당 3.5GB를 저장해 넉장을 겹칠 경우 14GB까지 저장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7천2백rpm급 대용량 데스크톱 PC용 HDD를 개발해 데스크톱용 대용량 HDD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으며 삼성전자도 디스크 한장에 3.2GB를 저장할 수 있는 제품을 출시했다. 시게이트와 퀀텀 등 대부분의 HDD 제조사들도 올 여름께 3GB 이상급 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돼 올 중반기 데스크톱PC 시장에서는 최대 14GB 이상급 제품이 눈에 뜨게 늘어날 전망이다.
또 시게이트는 HDD업계에서는 최초로 1만rpm의 디스크 회전수를 갖춘 제품을 출시한 바 있으며 유체모터나 정전기 방지용 시실드기술을 선보이는 등 기술개발과 원가절감을 통한 시장장악을 추진해나가고 있다.
HDD 대용량화와 더불어 경제성에 주안점을 맞춘 제품 출시도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시장과 기술 격차가 큰 폭으로 벌어지는 상황에서 이같은 현상이 HDD 제조사들에는 수익성 확보에 불리한 환경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올해 PC시장 조류는 저가형 저용량 제품이 주도하리라는 관측이다.
특히 미국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1천달러 이하 PC는 수요가 급격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이 시장에 대응하는 제품도 각 HDD 제조사들이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시장의 전반적인 경기침체도 HDD 제조사들이 추진하고 있는 대용량화 경쟁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HDD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다지 크지 않지만 최근에는 하드디스크의 빠른 데이터 처리속도에 간편한 이동성의 장점을 갖춘 이동형 HDD 제품도 틈새상품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
미국 아이오메가는 올초 초당 8.7MB의 최대 지속전송속도와 초당 20MB의 데이터 전송속도를 지원하는 「재즈2GB」 제품을 출시해 대용량 데이터의 이동이 필요한 전문 사용자층에게서 호평받는 상태다. 미국 사이퀘스트도 초당 16.6MB 데이터 전송속도에 휴대가 간편한 이동식 HDD 「스파크」를 발표해 기존의 1.5GB급 이동형 스카시방식의 HDD인 「사이젯」과 함께 이동형 HDD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이밖에도 미국 아바타가 2백50MB의 이동형 HDD 제품인 샤크로 시장공략에 나선 상태다.
휴대형 HDD는 하드디스크의 빠른 데이터 전송속도에 1GB 이상이라는 넉넉한 저장공간을 제공하고 있는 상태며 저장장치의 업그레이드가 불편한 노트북PC뿐만 아니라 일반 데스크톱PC의 부팅, 백업용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는 상태다.
현재 이동형 하드디스크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아이오메가와 사이퀘스트사는 용량면에서는 유사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지만 제품정책과 사용대상면에서 독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아이오메가가 1GB 스카시 HDD에서 2GB급으로 용량을 늘린 데 비해 사이퀘스트는 최근 스카시 1.5GB에서 패럴렐방식의 1GB로 성능을 하향조정했다. 특히 아이오메가는 전문, 기업 사용자층을 노리고 있는 데 반해 사이퀘스트는 「스파크」 출시를 계기로 일반, 개인사용자층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도 이채롭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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