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2k문제 연중 기획 7] 이렇게 생각한다

오해진 LG-EDS시스템 전무이사

실업이 만연한 IMF경제 위기를 맞아 컴퓨터 프로그래머들의 미국, 캐나다등 선진국으로의취업 러시는 2000년 컴퓨터연도 표기 오류 문제를 일반인들에게 까지 알리는 계기가 됐다.선진국이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모든 자원을 다 투입하고 그도 모자라 외국에 까지 눈을돌리는 시점에 우리는 심각하게 문제를 인식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미국에서는 정부와 민간 기업들이 이 문제의 심각성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모의 테스트를 실시한 바 있다.제조라인에 대한 테스트에서 크라이슬러사는 보안시스템의 작동 중단으로 공장내의 종업원들이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또 육군의 사설교환기(PBX) 전화시스템은 3일간 작동이 되는 듯 했으나 잘못된 데이터가 늘어나면서 전체 통신망에 장애가 발생했다.한 동결건조식품 제조업체에서는 숫자를 잘못 인식한 컴퓨터가 2000년에 갓 생산된 제품을 오래 묵은 것으로 인식하여 재고주문을 냈다.

실제로 손해를 본 기업들도 있다.1996년 산업용 화학 용액을 생산하는 한 회사는 생산라인의 중단으로 파이프라인의 액체가 응고되어 1백만 달러의 손해를 보았으며 3개의 고객사도 잃어야만 했다.

국내 기업 가운데는 가장 먼저 이 문제해결에 나선 LG의 경우 그룹CIO를 담당하고 있는 LG-EDS시스템 김범수사장을 중심으로 각 계열사들과 함께 철저한 대비작업에 들어간 상태다.96년부터 프로젝트팀을 구성하여 1만4천여개의 프로그램과 2천2백여개의 파일에 대한 변환 작업을 추진한 LG화학이 지난 해 5월 이를 성공적으로 완료한 것을 시작으로 LG산전,LG건설,LG애드,LG상사,LG유통 (4월 완료), LG반도체, LG전자부품 등 7개 계열사의 컴퓨터 연도표기 전환을 올해 안에 완료할 예정이다.

LG전자와는 시범 프로젝트를 이미 완료했으며, 공동팀을 구성해 대다수의 시스템을 올해 안까지 2000년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다.이와 함께 LG-EDS시스템은 LG백화점, LG홈쇼핑, LG할부금융, LG종합금융,LG스포츠, LG엔지니어링, LG정밀 등에 이미 4자리 연도표기 및 연산이 가능한 클라이언트/서버 환경의 신시스템을 구축했으며, LG화재, LG석유, LG카드,LG패션,LG금속 (예정) 등은 구축 중에 있다.

미국 EDS사의 아시아/태평양 밀레니엄 센터(APMC) 책임자인 톰 리드(Tom Read)이사는 지난 달에 국내에서 있었던 한 세미나에서 『아시아지역은 Y2K에 대한 대응 수준과 문제 인식이 매우 낮아 이미 외국 업체에게 사업수행 위험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메리칸 『항공사의 경우 2000년 1월1일에는 아시아 지역에 비행기를 운항하지않을 계획이고,체이스 맨하탄 은행은 Y2K해결 정도를 기업의 신용평가에 포함시킬 것을 서울지점에 지시한 상태』라고 밝혀 충격을 주었다.

호사가들은 2000년이 되기 전에 지구가 종말을 맞을 것이라는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이 어쩌면 2000년 문제로 현실화 될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까지 대비하는 모습을 봐서는 최소한 일부 선진국을 제외하고 재앙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준비를 위해 투자하지 않은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올 초 영국의 블레이어 총리가 국민들 앞에서 이 문제를 직접 언급한 것은 기차를 향해 마주 달리고 있는 국가의 앞날에 대한 절박감이 있기 때문이리라. 2000년의 새벽은 이미 우리 의지와 관계없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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