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통신 부문
고정통신부문(유선)의 구조조정은 현재와 같은 구도가 고착화될 경우 그 후유증이 국민경제 전체에 미칠 만큼 엄청나다는 우려에서 출발한다.
고정통신부문의 구조조정에서 한발 비껴서있는 한국통신조차도 현재와 같은 역무별 경쟁구도보다는 구조조정을 통한 실질적인 경쟁이 필요함을 넌즈시 시사하고 있다.
한국통신의 한 관계자는 『역무별 경쟁구도는 스스로 시장을 만들어 수익을 창출한다기 보다는 기존시장을 분할하는 것과 같다』며 새로운 시각으로 경쟁체제에 접근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고정통신시장에 대한 구조조정 필요성은 수익성 및 향후 예상되는 사업성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후발 고정통신사업자들의 최근의 수익구조는 이를 잘 대변한다.
국제전화사업은 올해들어 한국통신의 시장점유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으나 그렇다해서 경쟁사업자들의 수익개선으로 이어지지도 않고 있다. 데이콤의 경우 지난해와 비슷한 시장점유율을 계속하고있고 온세통신은 13%대까지 올라왔으나 경영개선은 쉽지 않다.
3개 사업자간 치열한 경쟁에 따라 광고 등 영업비는 크게 증가한 반면 마진폭은 크게 줄어들고 있고 환율상승에 따른 정산수지 악화는 IMF이후 일반적인 흐름이 돼있다. 설상가상으로 7월부터는 그룹내 수요를 발판으로 한 대기업계열의 별정통신사업자들이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예정이어 기간통신사업으로서의 국제전화부문은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시외전화는 더욱 심각한 양상이다. 데이콤은 시장쟁탈을 둘러싸고 한국통신과 감정싸움만 거듭했을 뿐 이렇다 할 실적이 없으며 오히려 국제전화와 함께 경영 부실화의 한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한국통신과 데이콤의 시장점유율 비교는 시외전화부문의 경쟁개념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난 4월말을 기준으로 데이콤의 가입자대비 시장점유율은 5%대로 떨어졌고 매출액대비는 10%대로 떨어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전선택제 도입 당시 보다도 못한 수치인 것이다. 제3시외전화사업자로 허가받은 온세통신은 이러한 현황에 따라 사업착수 일정도 못잡고있는 상황이다.
내년 4월부터 서비스에 나서는 제2시내전화 사업자 하나로통신에 대해서도 기대 보다는 우려가 팽배해 있다는 사실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네트워크를 전제로 하지 않은 역무별 경쟁체제 도입은 시작부터 그 부실화가 예견돼왔었다. 통신서비스가 최근들어서는 단순역무에서 멀티미디어를 축으로한 통합서비스로 전환하고 있다는 현실도 감안되지 않는 것이다.
이 때문에 관련 당사자들은 시장진출 및 퇴출의 자유화를 전제로 한 시장 경제원리 회복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으며 그것이 아니라면 민간자율을 바탕으로 최소한의 정부개입에 의한 구조조정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한계사업자라는 평가를 받거나 가능성이 예견될 때는 가차없이 조기정리함으로써 국가적 유지 및 퇴출 비용을 최소화해야 하며 서비스부문의 정리는 사업자가 최소한의 고객대책을 확보하는 것을 전제로 퇴출을 자유롭게 해줘야만 할 것으로 보인다.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는 사업자에 대해서는 서비스구분에 제한받지 않고 사업자간 합병을 모색할 수 있도록 해줘야하며 특히 시내전화사업자인 하나로는 통신망의 시너지효과가 극대화할 수 있도록 시외사업자와의 합병을 유도해야만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고정통신시장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현존 사업자의 경영진들이 꿈꾸고 있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중심으로한 국민기업화에 현혹되지 말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국민기업화는 그 모양새는 좋으나 IMF 하의 일부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잘못됐을 경우 결국 국가적 유지비용과 국민부담만 가중시킨다는 현실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조시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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