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제품으로 모니터 종주국의 위상을 높인다.』
삼성전자, 한솔전자 등 국내 주요 모니터업체들이 최근 전세계적으로 이제 막 태동하고 있는 고급 평면모니터와 19인치 모니터 시장공략에 나선 것은 그동안 15인치 이하 소형모니터 중심의 물량정책을 펼치던 방식을 탈피해 대형모니터를 중심으로 모니터기술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국산모니터 세계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20.9%로 대만에 이어 2위에 올랐으며 단일업체로는 삼성전자가 13%로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등 세계시장에서의 비중이 압도적이지만 이같은 비중은 실상 15인치 이하 소형제품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고난도 기술이 요구되는 평면모니터시장과 대형 모니터시장은 미쓰비시전기, 소니 등 일본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어 국내업체들의 입지는 상대적으로 미미한 실정이다.
이번에 국내 주요 모니터업체들은 일본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고급 대형모니터 시장까지도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 아래 최근 태동단계에 있는 평면모니터시장과 19인치 모니터시장 공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전략은 그동안 일본 업체들에 의해 채산성이 확보될 만큼 시장규모가 커진 다음에 후발업체로 시장에 참여하던 방식에서 탈피해 초기시장부터 주도권을 장악함으로써 앞으로 모니터시장의 기술을 주도하겠다는 국내 업체들의 의지로 풀이된다.
평면모니터는 곡면모니터와 달리 표면이 유리처럼 평평해 상하좌우 모든 방향에서 이미지 왜곡현상을 없앰으로써 종이 위에서 작업하듯 편안한 느낌을 주는 제품이지만 유리벌브 성형기술, 모서리 부분 초점 맞추기 기술 등 고난도 기술은 물론 제품개발에 막대한 투자가 요구되는 품목.
LG전자가 지난해말 이미 50여억원을 투자해 세계에서 두번째로 제품개발에 성공했으며 삼성전자도 최근 제품개발을 완료하고 국내시장에 출시하는 동시에 IBM, 컴팩컴퓨터 등 대형컴퓨터 업체들을 대상으로 제품 공급계약을 추진하는 등 해외시장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 평면모니터시장은 미쓰비시전기 등 일본업체들이 지난해 중반 제품출시 이후 형성되기 시작했으나 현재 시장규모가 1백만대 이하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국내 모니터업체들은 올해부터 제품공급을 추진할 경우 연내에 1위 공급업체로 급부상할 것이라는 기대를 걸고 있다.
19인치 모니터는 그동안 대형모니터 시장을 주도해온 20인치와 21인치 제품이 일찌감치 세계시장에 출시된 것과 달리, CRT업체들의 제품개발과 모니터 생산업체에 대한 제품공급이 늦어져 지난해 중순부터 전세계적으로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품목.
이 제품은 21인치에 비해 가격이 30% 가량 저렴한데다 고기능화하고 있는 데스크톱PC에서 15인치를 대체하는 차세대 모니터로 부상해 올해부터 세계 시장규모가 해마다 20%씩 성장, 오는 2000년에는 7백50만대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업체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LG전자가 지난해 제품개발을 완료한 데 이어 삼성전자가 지난 3월에 제품을 개발, 국내외에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으며 현대전자, KDS, 한솔전자도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일제히 제품개발을 마치고 국내외 시장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국내 주요 모니터업체들이 이처럼 올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기반으로 한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그동안 반도체수출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모니터산업은 21세기 국내 효자사업으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올해 모니터 총수출액이 지난해 4조원 규모에서 올해 5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세계 모니터시장에서 차지하는 시장점유율도 지난해 20.9%에서 25% 수준으로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신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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