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DSL서비스시장 본격 가동

지난 80년대 후반부터 논의돼왔던 DSL서비스는 기술, 표준화 등으로 지금까지도 보편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러나 최근 미 통신 업체 및 컴퓨터 업체들이 DSL서비스 및 기술개발을 속속 발표하는 등 DSL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같은 미국내에서의 DSL서비스 확대는 인터넷을 활용하는 인터넷 이용자들의 숫자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에는 음성, 데이터 신호를 통합하는 멀티미디어 콘텐츠 전송이 확대되고 있어 대역폭 확대가 시급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지난 96년 미 연방통신위원회(FCC)가 ABC, NBC, CBS, FOX 등 주요 TV방송국들에게 오는 99년 5월까지 디지털TV방송 서비스를 실시하도록 명령함에 따라 인터렉티브TV 방송의 인프라 확보가 시급해진 것도 업계의 DSL 서비스 확대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 시장조사 기관인 IDC에 의하면 오는 2000년까지 미국의 2천5백만 가구가 DSL서비스를 활용할 것으로 예상되며 관련 시장 규모도 1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미 장거리전화 사업자인 GTE도 미 16개州의 주요 도시에서 DSL기술에 기반한 ADSL(비대칭 디지털가입자회선) 서비스를 다음달부터 제공키로 했으며 오는 하반기 중으로는 하와이, 텍사스 등 30여개 도시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미 지역 전화 사업자인 US웨스트는 현재까지 나온 DSL 서비스 중 가장 빠른 전송속도를 제공하는 vDSL(초고속DSL) 서비스를 오는 여름부터 미 주요 도시에서 실시할 계획을 밝히고 향후에는 이 서비스를 미국 중서부 지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US웨스트는 케이블 사업자인 넥스트레벨 커뮤니케이션스와 제휴, 내년 중 디지털TV방송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외에 퀘스트, 아메리테크, 벨 아틀랜틱 등 미 주요 지역전화 사업자들도 올해 중으로 DSL 서비스를 본격 실시할 계획이며, 온라인 업체인 아메리카온라인(AOL)도 자사의 온라인 서비스 대역폭 확대를 위해 DSL 서비스에 나설 방침이다.

이 같은 지역전화 사업자의 움직임 외에 인텔, 컴팩,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컴퓨터 관련 업체에서도 자사 제품 판매의 일환으로 DSL서비스 환경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인텔은 DSL 서비스가 활성화할 경우 PC에 송, 수신되는 데이터량이 증가해 결과적으로 자사의 프로세서 칩 업그레이드 주기가 단축될 것이라는 내부 판단에 따라 DSL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를 위해 인텔은 현재 이더넷 네트워크 인터페이스 카드와 연결해 사용하고 있는 DSL모뎀을 범용 직렬 버스(USB)포트로 연결하기 위한 장치 개발을 추진중이다. 인텔이 개발중인 USB 포트는 DSL모뎀을 간편하게 설치할 수 있는 장치로 DSL장비 설치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MS는 인터넷 사업의 연장선에서 대역폭이 증가하면 자사가 인터넷에서 펼치고 있는 인터넷 신문, 소프트웨어 판매 등 인터넷 사업이 큰 폭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이에 대한 기술지원에 나서고 있으며, 컴팩은 자사의 PC에 DSL 카드 탑재기술 개발을 준비중에 있다.

이같이 미국에서의 통신 업계와 컴퓨터 업계의 DSL 시장 진출의 이면에는 DSL관련 기술의 발전이 자리잡고 있다.

DSL서비스는 그간 장비와 설치비용 때문에 시장에서 인기를 끌지 못했다. 일반 사용자가 DSL을 제공받기 위해서는 서비스 기술자들이 출장 나와야만 했고 사용자는 자신의 DSL장비와 호환되는 전화회사에만 접속,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등장한 「ADSL 라이트(ADSL lite)」 같은 기술은 특수한 설치과정을 생략함으로써 일반 이용자들이 기술자를 별도 호출하지 않고도 ADSL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만들었다. 사용자들은 ADSL 모뎀이 장착된 컴퓨터를 구입하고 ADSL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화회사와 계약만 하면 ADSL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또한 US웨스트, 퀘스트, 아메리테크, 벨 아틀랜틱 등 미 주요 지역전화 사업자들은 지역전화사업자들은 다른 통신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자사 서비스 지역의 시장 개방을 증명해야 된다는 FCC의 규정 때문에 DSL시장 진출이 최근까지 어려웠다.

이에 대해 이들은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 중에 있는 케이블TV 사업자 및 인터넷폰 사업자들과의 고대역폭 경쟁을 위해 이 같은 규제완화에 대해 FCC에 강력히 요구해왔다.

최근 FCC의 윌리엄 케너드의장은 지역전화 사업자의 요구를 대폭 수용, 이에 대한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는 발표함으로써 DSL서비스 시장 확산에 힘을 실어 주었다.

앞으로 DSL서비스는 현재 TCI와 @홈 등의 케이블TV 사업자가 벌이고 있는 케이블TV 서비스와 본격적으로 초고속 대역폭 시장에서 경쟁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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