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위성통신이다.」
위성을 이용해 전세계가 국경없는 단일통화권을 실현할 수 있는 위성이동통신시대가 본격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손바닥만한 단말기로 세계 어느 지역에서나 자유로운 양방향 통화가 가능한 꿈의 통신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범세계위성이동통신(GMPCS) 프로젝트 가운데 처음으로 오는 5월 오브콤이 서비스를 시작하는데 이어 9월 이리듐, 다음해 1월 글로벌스타가 첫 전파를 올리게 된다. 이에따라 국내에서도 휴대성과 이동성을 겸비한 실질적 의미의 위성통신서비스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위성을 통한 통신서비스는 지상에서 3만6천㎞ 상공에 위치한 정지궤도의 통신위성을 이용, 선박 및 항공기 통신용으로 부분적으로 제공돼왔다. 하지만 이는 서비스 범위가 제한적이고 송수신신호의 세기가 미약해 크고 무거운 단말기를 사용해야 하는 등 엄격한 의미에서 개인휴대통신이라 말할 수 없었다.
여기에 착안해 지구에서 7백~1만㎞ 떨어진 저궤도와 중궤도에 통신위성을 쏘아올려 개인휴대통신서비스를 제공하려는 GMPCS 개념이 등장했다. 한마디로 GMPCS란 위성을 통해 전세계를 하나의 통화권역으로 묶어 표준화한 프로토콜을 바탕으로 음성, 팩스, 데이터, 무선호출 등 다양한 이동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특히 GMPCS는 위성을 이용해 북극, 남극, 산간오지 등 통신 인프라가 구축되기 힘든 지역을 모두 포괄할 수 있어 유선을 통한 지상망과 대비돼 「하늘의 통신망」이라는 별칭을 얻고 있다. 또 아날로그(AMPS),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시분할다중접속(TDMA) 등 각기 다른 이동통신표준을 동시에 지원할 수 있어 차세대 이동통신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GMPCS는 IMT-2000으로 가기 위한 위성계의 차세대 통신시스템으로 불리고 있다.
현재 GMPCS는 굵직한 것만 따져봐도 전세계적으로 10개 정도의 프로젝트가 진행중이다.
오는 9월에 이리듐이 첫 전파를 발사하게 되며 이어 오는 2000년까지 글로벌스타, ICO 등이 순차적으로 위성을 이용한 개인휴대통신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저궤도와 중궤도 상공에 5백여개의 인공위성이 올라가 하늘에서 지상과 연계되는 또다른 공중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현재 가장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GMPCS 프로젝트는 이리듐, 글로벌스타, 오브콤, ICO 정도다. 각 프로젝트에는 모토롤러, 퀄컴, 로럴 등 세계적인 통신업체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차세대 이동통신시장인 위성통신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불꽃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90년 모토롤러 주도로 GMPCS 가운데 처음으로 선보인 이리듐 프로젝트는 이미 14개국에서 17업체의 투자자를 중심으로 국제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총 34억달러를 투자해 올 9월부터 시범서비스를 개시한다.
로럴, 퀄컴 등이 주관사업자인 글로벌스타도 6개국 10개 업체로부터 이미 20억달러의 투자자금을 마련하고 지난해말 글로벌스타 1호기를 발사해 내년초에 본격적인 서비스에 돌입한다. 이리듐이나 글로벌스타와 달리 중궤도를 이용하는 ICO는 국제해사위성기구(인마샛)가 주도하고 있으며 내년하반기에 첫 위성을 쏘아올려 오는 2000년부터는 본격적인 상용서비스를 실시하게 된다.
여기에 발맞춰 사업초기부터 국제 컨소시엄에 합류하고 활발한 사업을 벌여왔던 국내업체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특히 국내업체는 지난해 정통부로부터 각 프로젝트에 대한 가허가를 얻은 데 이어 이번에 본허가를 신청함에 따라 본격적인 2라운드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미국 모토롤러가 주도하고 있는 이리듐 프로젝트에 독점 참여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를 위해 총투자액 가운데 4.5%인 8천2백만달러를 투자하고 상임이사회 자격을 획득했다. 이미 한국과 북한지역에 관한 독점서비스권을 확보한 SK텔레콤은 서울 대방동에 이리듐 운영센터를 설립하고 교환 및 통제시스템(NMS) 등을 테스트중이며 충주와 진천에 건립중인 관문국(게이트웨이)도 다음달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한국통신, 신세기통신, 삼성전자 등도 8천4백만달러를 투자하고 ICO 프로젝트에 상임이사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국통신은 위성망과 지상망의 연동서비스를 위해 국제통신망 등 글로벌 전송로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위성지구국(SAN) 건설 및 중요 통신설비 설치승인을 내년까지 마무리할 방침이다.
데이콤도 미국 로럴과 퀄컴이 주도하는 글로벌스타에 지분 투자하고 서비스 사업권을 확보했다. 데이콤은 최근 건립한 경기도 여주 위성지구국을 통해 위성과 지구국간의 망안정 테스트를 본격화하는 등 상용서비스를 위한 최종 마무리단계에 들어갔다. 이들 업체는 여주지구국을 국제통신망과 국내통신망을 연결하는 관문국 역할뿐만 아니라 위성발사 후 궤도진입 및 자체제어 등 관제역할까지 수행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국내 CTI그룹이 데이터전용 위성통신서비스인 오브콤에 참여하고 있으며 삼성동에 망제어센터를 건립하고 단말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등 5월 상용서비스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강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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