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짐-이동통신] 이동전화 단말기.. IMF극복 "일등효자"

이동전화단말기가 전자 및 정보통신분야의 최대 호황산업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세간에서는 최근의 이동전화 매출실적을 두고 「끝을 모르는 유일한 고속성장산업=이동전화단말기」라는 등식으로 정리할 정도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몰아닥친 IMF가 제조, 유통, 부동산 등 우리 사회 전분야에서 거품을 제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말기산업은 IMF를 아랑곳 하지않고 쾌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97년 영업보고서에 나타난 이동전화단말기 매출실적은 삼성전자 전체를 먹여살리고 있다는 평가가 지난친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전자의 96년 매출현황은 반도체 및 정보미디어부문(8조1천7백억원), 가전(5조1천3백억원), 정보통신부문(2조5천7백억원) 순이었으나 지난해에는 반도체 정보미디어가 8조 9천억원으로 수위를 달린 가운데 정보통신부문의 급성장으로 매출이 감소한 가전부문과 순서를 바꿨다.

특히 정보통신부문은 전년대비 1백22% 늘어난 2조원 규모의 이동전화 단말기부문이 전체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한 덕택에 지난해 5조원에 달하는 매출실적을 올렸고 가전과 반도체부문의 경영악화를 일거에 만회했다.

삼성전자 경영진회의에서도 『고수익상품이었던 이동전화단말기가 삼성전자를 IMF의 수렁에서 건져냈다』는 높은 평가를 내렸다는 후문이다.

정보통신부문으로 사업 구조를 특화한 LG정보통신에서도 이같은 현상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LG정보통신의 97년 영업보고서는 이동전화단말기가 효자사업이었음을 보여준다.

LG정보통신은 교환, 전송부문과 네트워크장비 등 정보부문의 경우 각각 전년대비 41%, 74% 성장했으나 이동통신시스템과 이동전화 단말기부문은 각각 1백50%, 3백17% 늘어났다. 특히 이동전화단말기는 7천3백64억원의 매출을 달성, 이 회사 전체 매출의 38%에 달했다.

후발주자인 현대전자의 경우 삼성전자와 LG정보통신의 이동전화단말기 사업호조에 자극받아 올해 전략사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97년의 호황은 올 1/4분기에도 그대로 이어져 이동전화단말기산업은 IMF 무풍지대에 서있다는 분석이다.

IMF체제 출범 한달 전에 상용서비스가 이뤄져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됐던 PCS 단말기는 타격은 커녕 IMF를 무색케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정보통신, 현대전자 등 PCS 단말기 3사의 지난 1/4분기중 단말기 생산실적은 PCS서비스사업자들의 치열한 가입자 확보경쟁에 따라 1월 이후 지속적인 증가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4/4분기부터 상용서비스에 나섰던 PCS는 97년 1백13만4천여대가 생산, 공급됐으나 지난 1/4분기의 PCS단말기 생산 실적은 이미 이보다 9.7% 증가한 1백24만2천여대로 집계됐다.

98년부터는 안정성장을 나타낼 것이라는 당초 전망이 무색케 되고 공급부족 현상이 뚜렷해지자 각사의 영업조직은 생산부문에 풀가동을 독촉하고 있는 상태이다.

지난해 63만2천여대를 생산, 공급 했던 삼성전자는 1/4분기중 총 65만8천여대를 생산, 지난해 실적을 이미 넘어섰고 지난해 46만2천여대를 생산, 공급했던 LG정보통신의 경우도 3월중 20만7천여대 생산을 바탕으로 36만2천여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LG정보통신을 뒤따르고 있는 현대전자는 지난해 12월 4만여대 공급실적이 마키팅확대에 따라 1월과 2월 각각 5만2천여대, 8만여대로 늘어났고 3월에는 9만여대를 생산했다.

CDMA 셀룰러폰 역시 PCS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SK텔레콤 등 서비스 사업자들로부터 공급독촉을 받을 정도로 호황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1백96만대를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에 공급한데 이어 1/4분기중에도 34만6천여대나 공급해 꺾이지 않는 호황세를 보여주었다.

지난해 92만대를 공급했던 LG정보통신은 13만6천대를, 25만2천대를 공급했던 현대전자는 9만2천여대를 공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는 하반기시장에 대한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실적이 단말기산업의 향후 추세를 가늠케 할 것이라며 초미의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현재 단말기 3사 모두 하반기 실적에 대해서는 긍정적 전망과 부정적 시각이 엇갈리고 있고 특히 단말기산업을 둘러싼 주변상황도 매우 유동적이다.

하반기 전망은 PCS 3사를 비롯한 이동전화업체들의 물량공세가 어디까지 이어질 것이냐와 맞물려 있다. 이동전화사업자들의 대대적인 광고 및 판촉전이 PCS서비스업체별 가입자 1백만 돌파를 기점으로 진정세를 보이고 마케팅 전략 역시 내실위주로 흐를 가능성이 높아 전체적인 단말기 시장은 고속성장에서 안정성장을 보일 것이란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 경우 단말기 시장은 지금까지의 저가형이나 보급형 모델 중심에서 고급형 제품을 위주로 한 중심축 이동 현상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IMF체제 하에서 사회적으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명확히 드러날 경우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유를 확보한 계층은 고급형 단말기를 찾는 경향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단말기산업의 또 다른 변수는 하반기 이후 예상되는 대량감원을 중심으로한 정리해고 태풍이다. 실업 사태가 사회문제화할 경우 경제 주체인 가계 소비추세가 크게 움츠러들 수 밖에 없어 단말기 산업도 상당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그러나 최근 이동전화기가 실직자들의 주요통신수단으로서 각광을 받고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어 의외의 시장수요도 예상되고 있다.

더욱이 최근 활성화조짐을 보이고 있는 단말기 수출이 기대 이상으로 빠르게 진척된다면 모든 악재를 덮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시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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