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성없는 전쟁으로 일컬어지며 무한경쟁을 계속하고 있는 이동전화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저렴한 통화료와 부가서비스를 앞세운 개인휴대통신(PCS)의 분발에 힘입어 국내 이동전화 가입자수는 지난해 말로 6백80만명을 달성했다. PCS 사업자들이 각사별로 1백만명의 가입자를 목전에 둔 지금은 총 9백만명을 육박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전체 이동전화 가입자수는 1천만명을 넘어 1천1백60여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며 오는 2000년에는 총 2천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동전화 가입자수의 이같은 증가추세와 맞물려 서비스사업자간 경쟁도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데 「돈싸움」이라는 지적이 일 만큼 이들의 경쟁은 거대 자본전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말 나라 전체가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로 접어들면서 국내기업들은 불가피하게 생존전략을 모색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거대 자본을 배경으로 한 이동전화 사업자들 또한 이 부문에서 결코 예외일 수 없는 만큼 이동전화시장에도 이제 변화의 기운이 일고 있다. 요금인하, 장려금 증대, 과당광고 경쟁 등은 단기적으로 시장수요를 확대하고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경쟁력 강화에 역행한다는 점을 사업자 스스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무리한 가입자 유치보다 통화품질과 대고객 서비스로 승부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사업자들간 자성책 논의도 잦다. 더욱이 세계 통신시장 개방에 따라 국내외적인 자구책이 필요한 현 상황에서 보다 경쟁력 있는 대응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설명이다.
4백70만명의 가입자를 앞세워 국내 이동통신분야의 독보적인 맏형자리를 지키고 있는 SK텔레콤은 경제위기 상황에서도 변화를 주도, 통신시장 선도를 다짐하고 있다.
각종 비용 절감과 조직 슬림화로 경제위기에 적극 대처해 나가며 시나리오 경영으로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출혈경쟁을 억제하고 고객중심의 경영 및 경영개혁 실천을 통해 이동통신의 수준을 높이며 이달부터 전사원 대상으로 시행중인 「일일상담원제」 등을 통해 고객만족경영을 실현할 방침이다.
1백2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신세기통신 또한 국내 제2사업자로서 위치를 확고히 하기 위해 마케팅 전략을 판매전과 판매시점, 판매후로 세분화했다. 가상사설망 서비스와 선불(Pre-paid)전화를 비롯, 다양한 판매상품을 개발하고 무료 부가서비스와 판촉 이벤트를 늘려 공격적인 가입자 유치에 나서며 단말기 보상전환 등으로 가입자 만족도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한 PCS 사업자들의 대응은 이동전화사업자들에 대한 맹추격과 통신시장 개방에 대비한 자구책 마련으로 요약된다.
PCS 3사 중 가장 많은 가입자와 안정된 사업기반을 확보하고 있는 한통프리텔은 현재의 외환위기 상황에서는 통신사업자들도 외국자본 유치와 선진경영기법의 도입, 첨단기술 보유업체와 제휴가 시급하다는 사실에 방점을 찍었다.
통프리텔은 중국 우전부와 공동으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망 구축 방안을 협의중에 있으며 특히 무선망 설계기술과 기지국 최적화, 과금, 고객만족 부문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동남아 및 중남미지역에 용역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주요 주주사의 해외 거점망을 이용, 다각도의 해외 진출 방안을 모색중이며 2000년대에는 전체매출의 상당부분을 해외사업 부문에서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6일 캐나다의 벨캐나다사와 1억8천만달러 투자합의를 이뤄낸 한솔PCS는 국제경쟁력과 내실경영체제 구축이라는 두 마리 토끼 사냥을 목표로 내걸었다.
해외 매출 비중이 20% 이상되는 글로벌 종합통신 사업자가 되기 위해 오는 99년까지 PCS 분야의 기술축적과 연관분야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미국, 일본, 유럽, 동남아에 해외정보 거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2단계인 2002년까지 중국, 동남아, 남미 등 개도국 무선통신사업에 참여하고 차세대 이동통신분야에 적극 진출하며 3단계인 2005년까지 종합정보통신사업 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G텔레콤은 PCS 사업의 성공요건을 무선망과 서비스 품질 향상으로 설정했다. 올 상반기까지 세계 최고수준의 통화품질을 이루기 위해 자체 개발한 광중계망의 본격 설치에 돌입한 이 회사는 올들어 2백여개의 기지국을 설치한 데 이어 매일 10여개의 기지국을 추가로 설치하고 있다.
PCS 운영기술에 있어서도 국내 최고수준의 역량을 확보해 21세기 대표적인 기간통신사업자로서 위상을 확립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위성영상이동전화인 IMT 2000의 주도적 보급에 앞장서 차세대 세계 이동통신 기술과 시장을 주도하는 한편 광대역 CDMA망 구축을 통해 무선인터넷, 무선팩스, 무선영상전화 등도 개발한다는 목표다.
통신시장 개방과 IMF의 위기를 맞아 이동전화 사업자 모두 이처럼 경쟁력 제고 방안을 모색하는 가운데 업계 관계자들은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무리한 시장팽창과 제살깎기식 과당경쟁을 지양하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김윤경 기자>
IT 많이 본 뉴스
-
1
쏠리드, 작년 세계 중계기 시장 점유율 15%…1위와 격차 좁혀
-
2
단통법, 10년만에 폐지…내년 6월부터 시행
-
3
“5G특화망 4.7GHz 단말 확대·이동성 제공 등 필요” 산업계 목소리
-
4
'서른살' 넥슨, 한국 대표 게임사 우뚝... 미래 30년 원동력 기른다
-
5
美 5G 가입건수 우상향…국내 장비사 수혜 기대
-
6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 ICT분야 첫 조직 신설…'디지털융합촉진과'
-
7
KAIT, 통신자료 조회 일괄통지 시스템 구축 완료…보안체계 강화
-
8
[이슈플러스]블랙아웃 급한 불 껐지만…방송규제 개혁 '발등에 불'
-
9
SKT, SK컴즈 등 3개 계열사 삼구아이앤씨에 매각
-
10
티빙-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새해 3월 종료…“50% 할인 굿바이 이벤트”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