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에어컨 업계가 대대적인 생산조정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본 에어컨 업계는 과잉생산에 엘니뇨 현상으로 인한 변덕스러운 기후변화와 전반적인 소비부진이 겹쳐 사상최대인 2백70만대의 재고를 떠안고 있다.
이처럼 재고량이 늘어난 것은 업체들이 나름대로 세워놓은 계획이 실수요와 상당한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에어컨 수요가 절정수준에 달했다는 지난 96 냉동연도(95년10~96년9월)의 경우 실수요는 7백83만여대에 그친 반면 업계의 생산대수는 9백만대를 육박했고 97연도에도 실수요는 7백15만여대였던데 비해 생산대수는 8백만대를 넘어서 재고량 확대를 부추겼다.
더구나 일본 냉동공조공업회가 발표한 지난 97냉동연도 에어컨 출하대수는 전년대비 11.9% 줄어든 7백15만3천8백64대를 기록해 사상최대의 호황을 누렸던 96 냉동연도와는 대조적인 면을 보였다.
지난해 10월 이후 에어컨 출하집계를 보더라도 전년도 같은 시기에 비해 매월 20~30%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일본 에어컨 시장의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98냉동연도에도 출하대수는 전년도 실적을 밑도는 7백만대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일반적인 예측이다.
이 때문에 에어컨 업계는 서둘러 에어컨 생산조정에 나서 재고량을 줄이는 데 주력하는 한편 변덕스런 기후조건이나 수요변동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체중조절」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는 우선 에어컨 생산량 조정을 위해 생산체제 개선을 통해 에어컨을 출하하기까지 걸리는 리드타임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미쓰비시의 경우 에어컨 생산거점인 시즈오카 제작소에서 에어컨에 사용하는 부품수를 최소한으로 줄임으로써 생산공정을 개선해 내년중에는 리드타임을 현재의 절반수준으로 단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미쓰비시는 지난해 기종에 따라 7~14일까지 걸리던 리드타임을 올해에는 30%가량 단축한 5~10일로 단축하고 내년에는 4~7일로 줄일 계획이다.
도시바는 아예 지금까지 고수해온 계획생산방식을 버리고 앞으로는 주문량 만큼만 생산하는 주문생산방식을 채택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도시바는 에어컨 수요변화에 즉시 대처할 수 있는 셀라인을 도입해 리드타임을 최근 평균 11일로 단축한데 이어 곧 일주일 정도로 단축시켜나갈 계획이다.
업계는 또 리드타임 단축과 함께 에어컨의 재고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생산량 감축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전년대비 20%가량 생산량을 줄여온 도시바는 올들어 지난 75년이래 23년만에 처음으로 임시휴가제를 실시하면서까지 생산량 감축에 나섰다. 도시바는 지난 2월과 3월 2개월에 걸쳐 일본에서 유일하게 에어컨을 생산하고 있는 시즈오카縣소재 후지공장의 생산직직원을 대상으로 임시휴가제를 실시해 연간 30%이상의 생산감축효과를 거두고 있다.
히타치제작소도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3개월에 걸쳐 일부 생산라인의 가동을 중단해 전년도에 비해 약 30%가량의 생산감량을 실시했다.
이밖에 미쓰시비전기도 에어컨 생산라인의 가동률을 조정해 생산량을 30%가량 줄였고 마쓰시타전기산업도 올해 생산계획을 전년도에 비해 15%가량 낮게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컨 업체들의 이같은 생산감축은 고용문제까지로 확산돼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
도시바의 경우 당초 2월에만 실시하기로 했던 에어컨공장의 임시휴가제를 당분간 계속해서 실시하기로 했는데 이 제도를 도입한후 한달 중 5일에 걸쳐 실시되는 휴가인원의 규모는 하루 최대 2천2백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히타치도 금년중에 이 부문의 직원중 약10%에 달하는 5백여명을 영상정보사업부문이나 반도체사업부문으로 전환배치키로 했으며 마쓰시타도 매년 여름철 특수를 앞두고 증원해오던 단기계약직 사원의 신규채용을 보류했다.
이같은 고용조정이 전자업계 전반으로 확산됨에 따라 지난달 업계 단체인 일본전기공업회(JEMA)는 에어컨,냉장고,세탁기 등 백색가전업종을 고용조정조성금 지원대상업종으로 지정해줄 것을 노동부에 정식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 백색가전업종을 고용조정조성금 지원대상업종으로 신청하기는 처음이다. 이는 일본 가전시장의 불황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에 빠져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주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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