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프로그램공급사(PP)들이 경영개선이나 회사존립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대대적인 인원감축이나 프로그램 제작비용 대폭 삭감 등의 구조조정 작업이 유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국내 프로그램 유통시장의 장기적인 경색을 초래하고 케이블TV 가입자의 이탈을 부추기는 등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부터 케이블 PP들을 중심으로 급속하게 번지고 있는 구조조정 바람이 대대적인 인력감축과 제작비용의 대폭 삭감 등에 집중되면서 프로그램 신규 제작이 줄어들고 PP업계 종사자들이 사업 초기에 갖고 있던 케이블TV산업에 대한 장기 비전과 의욕이 상실되는 등 총체적인 위기의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인력감축이 기획, 제작, 편성, 송출 등 분야를 불문하고 무차별적으로 이뤄지면서 대부분의 PP들이 극소수의 제작인원만을 확보하고 있는 상태이며, 자체 제작을 거의 하지않고 있는 PP들의 시청률이 높은 기현상마저 빚어져 PP들의 프로그램 제작의욕을 저하시키고 있다.
우선 PP들이 신규 프로그램 제작을 크게 줄이면서 케이블TV 시청자들의 불만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최근 들어 PP들은 경비절감 차원에서 그동안 시청자들의 인기를 끌어왔던 간판 프로그램이나 인기 프로그램을 상황이 호전될 때까지 잠정적으로 중단한다는 방침을 세우거나 자체 제작을 가급적 자제하는 대신 과거에 방송했던 프로그램을 반복 순환편성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하반기에는 기존 가입자들의 이탈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신규 제작물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지역민방이나 지상파TV와의 프로그램 유통도 점차 위축될 전망이다. 그동안 오락, 여성, 음악, 스포츠 채널 등이 주축이 돼 지역민방이나 지상파TV에 케이블TV 프로그램을 공급, 지상파TV의 제작비 절감에 기여하고 방송 콘텐츠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했으나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이같은 PP들의 역할과 기능은 위축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프로그램 수출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PP들은 지난 3년 동안 축적된 콘텐츠와 제작역량을 바탕으로 외국에서 열리는 견본시장 등에 적극 참여해 방송 소프트웨어 수출에 적지않은 기여를 해왔으나 최근의 사태로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선 PP 또는 방송사간 프로그램 제작을 위한 공조체제를 모색하거나 무원칙한 재방영 위주의 편성전략에서 탈피, 리메이크 프로그램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기존 제작인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비디오 저널리스트 양성이나 「원맨 제작시스템」의 활성화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장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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