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술로 개발돼 지난해 8월 국내 잠정표준안으로 확정된 무궁화위성방송용 유료방송시스템(CAS) 「디지패스」의 채택여부를 둘러싸고 치열한 논란이 거듭되고 있다. 지난 21일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통신위성 우주산업연구회(회장 김정기)가 마련한 「멀티미디어시대의 유료방송서비스에 관한 워크숍」에서도 토론자로 참석한 개발자, CAS상용화업체, 위성방송 추진업체, 세트톱박스 생산업체, 정부관계자들은 「디지패스」의 상용화와 관련, 상당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먼저 정보통신기술협회(TTA) 전파방송분과위 의장인 KBS 이종화 박사는 『IMF체제하에서 위성방송의 상용화가 어려운 상황인점을 감안, 지금은 기술적인 안정화를 먼저 추진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특히 TTA가 국산 CAS를 잠정표준안으로 채택한 것은 정보통신부가 「향후 위성방송사업자 선정시 국산 CAS를 채택한다는 전제하에서 허가한다」는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라고 비췄다. 따라서 이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CAS개발을 담당했던 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채종석 실장은 『방송주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국내표준에 따른 CAS보급이 필요하다』고 전제하며 『앞으로 가칭 「잠정표준검증위원회」를 구성해 표준규격화를 추진하고 이 과정에서 신뢰성 문제가 지적될 때는 별도의 대응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달리 세트톱박스 업체와 위성방송 추진기업들은 국산 CAS의 채택에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세트톱박스 업체인 현대전자 김영복 이사는 『국내시장의 미성숙으로 유럽, 아시아 등에 대한 세트톱박스의 수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세트톱박스 산업의 해외수출에 대비해 전세계 공통규격의 CAS를 국내 자체개발한 CAS와 동일선상에서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국산CAS 위주의 일방향적 논의에 제동을 걸었다.
위성방송추진협의회를 대표해 참석한 중앙일보 임승주 자문위원도 『현재 우리나라에서 위성방송 논의는 사업자구도에 대한 본질적인 논의없이 하드웨어 및 서비스에만 치중됐다』고 전제하며 특히 하드웨어 논의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그는 특히 현재 우리나라 상황에서 국산 CAS를 채택할 경우 『모든 위험부담이 위성방송사업자들에 고스란히 돌아온다』며 국내기술에 의해 개발된 하드웨어의 당위성 주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또한 『만약 국산 CAS를 채택할 경우 응용소프트웨어까지도 개발자 및 CAS상용화업체들이 충족시켜줘야 하는데 그럴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피력했다.
이에 대해 정보통신부 김병수 서기관은 『위성방송에 대한 정부정책의 윤곽이 아직 나오지는 않았지만 CAS의 경우는 시험평가단을 구성해 국산제품의 채택 가능성을 엄밀히 검증해봐야 한다』며 이를 사용할 것인지 여부는 그때 가서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설명했다.
<조시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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