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VAN업계, 신용카드 자제 확산 불똥

경기불황과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도입 등으로 국민들 사이에서 일기 시작한 소비억제 움직임이 신용카드 사용을 자제하자는 사회적 분위기로 확산되면서 그 여파가 신용카드 조회서비스(VAN)업체들에 미치고 있다.

신용카드 사용의 자제가 본격화된 지난 11월말부터 신용카드조회서비스 건수가 신용카드VAN업체별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30∼40%씩 줄어들었으며 날이 갈수록 VAN센터를 통한 조회건수는 격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추세는 지난해말 IMF 구제금융 도입 이후부터 발생하기 시작해 시간이 지날수록 더해가고 있어 신용카드VAN사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는데 경기불황과 맞물리면서 장기화될 것으로 보여 자칫 업계 구조조정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현재 신용카드VAN사들이 직면한 어려움은 이처럼 조회서비스 건수 감소로 주력 수입이 큰 폭으로 축소되고 있는 점 이외에도 카드업계의 VAN서비스요금 어음결제 강요, 카드단말기 저가공급경쟁 지속 등이다.

우선 신용카드 사용 자제에 따른 조회수수료 수입감소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국내 신용카드시장의 65%를 점유하고 있는 한국정보통신(KICC)의 경우 지난해 하루평균 55만∼ 60만건의 조회실적을 올렸으나 올들어서는 하루평균 35만여건에 그치고 있다.

특히 이 수치는 최근 대형 백화점들이 일제히 세일에 들어간 상황에서의 조회서비스 실적이어서 관계자들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KICC의 한 관계자는 『경제침체와 IMF 한파로 국민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돼 신용카드보다 계획구매가 가능한 현금구매를 선호하는 소비자 심리가 표출된 것』이라고 지적하며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신용카드VAN서비스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을 것』이라며 우려했다.

또 일부 신용카드사들이 VAN업체들에 매월 결제하는 카드조회서비스 이용요금을 어음으로 할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도 업계를 어렵게 하고 있다. 현재 신용카드사는 조회건당 70∼1백원 선의 서비스요금을 각 VAN사들에 지불하는 것으로 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계약대로 현금결제를 해오던 비은행계 일부 카드사가 당초 현금결제계약을 위반하고 어음결제를 강요하고 있다』며 『VAN사들이 이들 카드사의 어음을 받을 경우 여타 은행계 카드사들마저도 어음결제를 요구해올 것이 뻔해 이렇게 될 경우 VAN업체들 대부분은 도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재 서비스 요금체계가 10년 전에 정해진 것이어서 사업자들이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카드사마저도 어음결제를 계속 고집할 경우 계약을 파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렇게 될 경우 일부카드가 가맹점에서 받지 못하는 사태가 빚어질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VAN업체가 6∼7개로 난립하면서 빚어진 단말기 저가 공급경쟁도 업체간 자율적인 조절이 안되면서 현시점에서는 스스로 발목을 죄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카드단말기의 경우 주요 핵심부품인 프린터나 표시기(LED) 등은 수입에 의존, 약 70% 이상의 가격인상이 불가피한 실정이나 업체간 경쟁심화로 저가공급이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드VAN사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는 이같은 요인들이 조만간 개선되지 않고 장기화될 경우 신용카드 VAN시장의 재편도 불가피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구근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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