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사는 IMF시대의 개막과 경기불황 등으로 큰 시련을 겪고 있는 국내 전자, 정보통신업체들이 98년 새해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그 비전과 전략을 살펴보기 위해 서울리서치와 공동으로 「98년도 전자, 정보통신산업 경기전망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지난해12월초부터 약 한달간 진행된 이번 설문조사의 특징은 조사대상 기업체 수만도 가전, 컴퓨터, 정보통신, 산업전자, 부품 등 전자, 정보통신 전 분야를 통틀어 2백10개사에 달하고 해당업체의 대표급 임원 및 그에 상응하는 권한을 가진 사람을 엄선, 면접원이 1대1 개별면접 방식의 인터뷰를 병행함으로써 조사의 신뢰성을 크게 높인 점을 들 수 있다. 이번 조사결과를 통해 국내 전자, 정보통신업계가 무인년 새해를 맞아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와 사업목표 등을 알아본다.
<편집자 주>
전자, 정보통신 업계의 경영주들은 장기적인 경기불황과 IMF체제의 출범으로 건국 이래 최대의 경제위기를 맞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듯 98년도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경기상황을 매우 비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조사결과 새해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경기가 「매우 나빠질 것」으로 전망한 기업은 전체 응답자의 79%, 「약간 나빠질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17.6%로 나타나 조사대상자의 96.6%가 무인년 새해 경기전망에 대해 비관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또 올해 전자, 정보통신산업계의 경기전망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평가가 대부분으로 응답자의 36.7%가 「상당히 나빠질 것」으로, 48.1%가 「다소 나빠질 것」으로 전망하는 등 84.8%의 기업이 전자, 정보통신산업의 올해 기상도가 매우 어둡고 우울할 것으로 전망했다.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전체 조사대상 55개사)의 92.7%, 중소기업(1백55개사)의 82%가 올해 전자, 정보통신산업의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전망해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들이 올해 경기전망을 더욱 어둡게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정보통신서비스(22개사), 가전(16개사), 소프트웨어(15개사)업체들의 절반 이상이 올해 전자, 정보통신 경기전망을 매우 비관적으로 보는 반면 정보통신기기(36개사), 부품(74개사),유통(5개사), 산업전자(31개사), 컴퓨터하드웨어(11개사)업체들은 다소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올해 전반적인 경기가 「약간 좋아질 것」으로 예상한 기업은 1.9%에 불과하고, 전자, 정보통신산업의 경기가 「다소 좋아질 것」으로 응답한 기업도 7.6%에 그쳤다. 특히 올해 경기가 「매우 좋을 것」으로 전망한 기업은 하나도 없어 올 한해가 국내 기업들에게는 매우 어렵고 혹독한 시기가 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산업전자 업체의 6.5%와 부품업체의 2.7%만이 올해 전반적인 경기가 다소 호전될 것으로 전망했을 뿐 나머지 업종에서는 올해 경기가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전망한 업체가 한 군데도 없었다. 물론 올해 전자, 정보통신업계의 경기를 다소나마 낙관적으로 보고 있는 곳도 있다. 정보통신기기 업체와 부품업체로 각각 조사대상자의 13.9%와 10.8%가 98년 경기를 「다소 나아질 것」으로 답했다.
올해 전자, 정보통신산업의 내수시장에 대해서도 조사 대상자들은 매우 비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46.7%가 97년과 비교할 때 「매우 악화될 것」으로, 45.7%가 「다소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등 무려 92.4%에 달하는 기업이 내수시장이 작년보다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와 비슷할 것」이란 응답과 「다소 호전될 것」이란 응답은 각각 7.1%와 0.5%에 불과했다. 규모별로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더 악화될 것으로 보고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수출여건에 대한 평가는 다소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나 대조를 보였다. 수출여건이 「매우 악화될 것」(6.8%)과 「다소 악화될 것」(21.0%)이란 부정적인 응답은 27.8%에 그친 반면 「다소 호전될 것」(46.3%)과 「매우 호전될 것」(3.9)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50.2%에 달했다. 업종별로는 정보통신기기, 가전, 컴퓨터하드웨어, 산전업체들이 나머지 업종보다 상대적으로 좋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특히 컴퓨터하드웨어업체들의 27.3%는 매우 호전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올해 전자, 정보통신산업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답했던 업체들 중 절반 정도가 수출경기는 호전될 것으로 답했다. 이처럼 국내 전자, 정보통신업체들이 수출여건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은 최근들어 국산 제품들의 품질이 해외시장에서도 인정받을 만큼 크게 향상되고 있는데다 최근 환율급등으로 국산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확보됐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번 조사결과 우리나라가 IMF경제체제를 수용하게 된 가장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첫번째로 「정부의 경제난국 대처 능력 부족」(52.9%)이 꼽혀 주목을 끌었다. 다음으로는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던 「정경유착 등 비효율적인 기업운영 풍토」(16.2%), 「성장 중심의 경제구조」(13.3%), 「기업의 환경변화 대처능력 부족」(7.6%) 등의 순으로 꼽아 전자, 정보통신업체 경영자들이 기업운영 풍토보다 정부의 난국 대처능력 부족이 더 큰 원인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IMF경제체제가 앞으로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되는 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17.1%)보다 「긍정적」인 의견(82.9%)을 내세우는 등 대부분의 전자, 정보통신업체들이 IMF경제체제가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긍정적인 기여를 하게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IMF경제체제가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한 1백74개 기업들을 대상으로 앞으로 우리나라 경제가 정상궤도로 진입하는데 소요되는 기간이 얼마나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를 물은 결과 평균 3.2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기업(3.4년)보다는 대기업(2.8년)이 우리경제가 정상궤도에 진입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짧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또 매출액이 높은 기업 일수록 소요기간이 짧을 것으로 전망했다. 매출액이 2백억 미만인 기업들은 평균 3.5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 반면 매출액이 2백억∼3백99억원인 기업들은 평균 3.4년, 매출액이 1천억원 이상인 기업들은 평균 2.9년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우리나라와 IMF와의 협약 내용중 전자, 정보통신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항목을 조사한 결과(중복응답을 단순 합계치로 환산) 「경제성장률 3%」가 23.7%로 가장 부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꼽혔고 다음으로 통화긴축운영(17.1%)과 대형국책사업 축소(12.5%), 수입선다변화제도 폐지(11.1%)의 순으로 집계됐다. 이는 업체들이 경제성장률 저하로 인한 내수시장의 침체, 통화긴축 운영으로 인한 자금난 그리고 수입선다변화제도 폐지로 인한 시장개방 및 경쟁의 격화 등을 가장 우려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업종별로 보면 컴퓨터 하드웨어 업체(27.3%)와 소프트웨어업체(26.7%)는 「대형 국책사업의 축소」를 첫째로 꼽아 이로인해 매출 침체를 우려했다. 또 「수입선다변화제도 폐지」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인 곳은 역시 유통업체(40%)와 가전업체(25%)로 이들업체들은 시장개방으로 인한 외국업체들의 국내시장 잠식을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IMF경제체제가 기업체에 끼칠 영향을 조사한 결과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응답한 기업은 전체의 33.3%에 그친 반면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한 기업은 64.3%에 달해 IMF경제체제가 각 기업별로는 다소 부정적인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IMF경제체제에서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2.4%에 불과해 절대 다수의 기업들은 IMF경제체제의 태풍 속에서 어떠한 형태로든 변화의 과정을 거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분석됐다. 업종별로는 소프트웨어 분야에 종사하는 업체들중 86.7%가, 가전업체의 68.8%가, 부품업체의 67.6%가 각각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산업전자 업체들의 51.6%와 정보통신서비스 업체의 40.9%는 IMF경제체제가 오히려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응답해 대조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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