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판매기 경기가 IMF구제금융 여파로 얼어붙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올해 가뜩이나 수요가 없던 판에 IMF한파가 몰아쳐 자판기 제조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업계가 당장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은 할부금융을 활용할 수 없게 됐다는 점이다. 요즘 자판기는 복합형의 경우 웬만하면 4백만원을 호가해 소비자는 할부금융이 아니고서는 구매가 어려운데, 할부금융사의 자금부족으로 자판기는 이제 대상에서 빠지게 된 것이다. 이미 판매된 물량에 대해서는 기존 할부금융사들이 일주일 또는 10일 단위로 결제를 해주고는 있지만 신규 물량에 대해서는 모든 할부금융사가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실정은 국내의 대표적 자판기 제조업체인 LG산전을 비롯해 삼성전자, 해태전자 등이 모두 같은 처지다.
지난달까지는 어느정도 할부금융이 이뤄졌으나 이달 중순부터는 전면 중단됐다. 할부금융이 된다 하더라도 금리가 22%에서 25%수준으로 올라 판매여건이 예전같지 않게 됐다.
이에따라 업체들은 나름대로 돌파구를 마련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첫번째 방안은 자체할부. 자판기를 할부판매한뒤 자체적으로 수금하는 방법이다. 전담 인력이 필요하지만 판매수량이 그다지 많지는 않기 때문에 「해볼만」하다는 것이다.
두번째 방법은 신용카드의 활용이다. 한사람이 대개 2∼3개의 신용카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4백만원을 호가하는 자판기를 여러개의 카드로 나누어 결제하도록 유도한다는 것.
자판기 업계의 한 관계자는 『궁여지책으로 신용카드를 여러개 사용하도록 권유하고 있다』며 『그래도 할부금융보다 금리가 낮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자판기 수요가 줄어드는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할부금융 문제와 함께 자판기 채산성 악화도 지적되고 있다. 최근 커피 및 설탕 가격이 올초에 비해 40%가량 인상되자 운영업자(OP)들이 자판기 신규 구매를 전면 취소하거나 보류했기 때문이다.
자판기를 대규모로 운영하고 있는 한 운영업자는 『내년에 다양한 제품으로 신규 투자할 계획이었으나 IMF한파로 전면 보류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에따라 LG산전, 삼성전자, 롯데기공, 해태전자 등 자판기 제조업체들은 음료업계의 신규투자를 노리고 있으나 이 계획역시 보류되거나 대폭 축소될 것으로 보여 내년에는 국내 자판기 업계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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