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야오한 파산"의 교훈

21세기를 코앞에 두고 있는 오늘날 세계경제는 급변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현상은 국제화(Globalization)이다. 탈냉전 이후 급속히 전개돼온 이같은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는 물론이고 기업도 전력투구에 나서고 있다.

국제화란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민족과 민족, 조직과 조직이 장소와 시간, 국경을 초월해 교류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의 기업들은 이같은 국제화의 바람에 뒤지지 않기 위해 몇년 전부터 국제화를 부르짖으며 세계로 세계로 나갔다. 최근 단행된 대재벌 그룹들의 인사에서 중량급 사장단과 회장단을 세계 주요 기지에 전진배치시키는 것을 보면 국제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짐작케 한다.

국제화는 단순히 인력을 해외에 배치하는 것만으로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하에서 우리 기업들은 구조조정을 신규채용을 억제하거나 잉여인원을 계열사로 옮겨 인원을 삭감하는 식의 손쉬운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기업을 어떻게 국제화하고 개방경제체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자세는 결여된 채 말이다.

홍콩 고층빌딩군이 내려다보이는 빅토리아파크에는 호화저택이 있다. 「스카이하이」라고 불리는 이 저택은 일본의 국제유통그룹인 야오한의 와다 사장 소유이다. 그러나 이 저택이 곧 헐린다고 한다. 와다 사장의 사업방식이 국제유통그룹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국내적인 사고에 머물러 홍콩과 중국에서 벌여온 사업이 좌절을 겪었기 때문이다.

와다 사장의 좌절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일본형 비즈니스가 국제사회에서 한계를 드러낸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본의 도쿄는 일본 비즈니스의 중심일지 모르나 아시아에서의 중심은 아니다』라고 홍콩의 지식인이 한 말은 일본의 국제화에 대한 현실을 정확히 짚어주고 있다. 이는 외국자본의 투자기회가 극히 적고 외국의 우수인재에 인색하는 등 일본 국내가 국제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는 지금 IMF 신탁통치를 받고 있다. IMF체제에서 하루빨리 벗어나려면 시각과 감각을 국제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우리는 지금 어느 정도 국제화해 있는지 되돌아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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