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격동의 한해 부품업계 올 10대 이슈 (2);현지화

올해 부품업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 현상 중 하나는 여전히 늘어나고 있는 세트업계의 생산기지 해외이전에 따른 해외 동반진출과 이미 해외현지에 보금자리를 틀고 있는 업체들이 해외공장을 현지화하려는 노력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들어서는 세트업계의 해외이전 품목이 기존의 컬러TV, 오디오, VCR 중심에서 전자레인지,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 전반으로 확산됐으며 부품업계의 해외생산도 기존의 범용가전용 부품을 위주로 전개되던 것이 컴퓨터, 통신, 산전 등 산업용 전자부품 부문으로 확대되고 있다.

더욱이 올해가 지나면 가전3사의 해외생산비중이 70% 이상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현지생산에 따른 부품구매선을 전세계로 개방하는 글로벌소싱전략을 펼치고 있어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부품업체들의 세계시장 개척도 크게 활성화될 전망된다.

우선 종합부품 3사의 경우를 보면 삼성전기는 올들어 포르투갈, 태국, 멕시코, 중국 등 5개 공장을 모두 가동한 데 이어 오는 2000년까지 해외사업 부문을 9개국, 11개 공장과 30개의 해외지점으로 확대하는 한편 해외지점의 대형화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LG전자부품도 멕시코공장과 중국공장을 본격 가동한 데 이어 LG전자의 인도네시아 진출계획에 따라 인도네시아에 추가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해외공장 설립을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우전자부품 역시 폴란드공장을 포함해 5개국, 8개에 이르는 현지공장을 정상화한 데 이어 해외 현지공장 건설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전세계에 폭넓게 퍼져있는 이들 현지공장을 판매망으로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주요 업종별로 살펴보면 우선 삼성전관, LG전자, 오리온전기 등 브라운관업체들만 하더라도 말레이시아, 독일, 베트남, 미국, 멕시코, 중국, 프랑스에 이어 최근에는 인도네시아지역에서도 새로운 생산기지를 갖추고 본격 가동에 들어갈 막바지 채비를 하고 있다.

PCB업계는 신성기업이 아일랜드에 단면PCB 1개 라인을 갖추고 생산에 들어갔으며 대덕산업, 세일물산 등이 중국 천진지역에 생산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또한 코리아써키트가 미국에, 대덕전자가 필리핀에, 새한전자가 멕시코 티후아나공장에서 각각 단면 샘플과 단면 및 양면PCB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본격 생산하고 있다.

콘덴서업계의 경우 전해콘덴서업체인 삼영전자가 중국 청도공장의 전해콘덴서 생산을 본궤도에 올려놓은 것을 비롯해 삼화전기, 한국트라콘, 서진전자, 서룡전자, 고려전기 등이 국내의 마일러콘덴서 생산라인을 일찌감치 중국으로 이전, 현지공장의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극광전기, 대영 등 AC콘덴서업체들도 중국 생산확대를 꾀하고 있다.

커넥터업계에서도 최근 중국공장을 통합, 생산량을 크게 늘린 우영을 비롯해 지난해 대우전자와의 동반진출 형태로 멕시코공장을 가동한 연호전자, 90년대 초 남미, 동남아시아지역에 진출한 유림전원공업, 대희전자 등도 최근들어 현지공장의 생산량을 크게 늘리고 있다.

또한 센서업계에서도 동양산전이 최근 인도네시아공장의 오픈식을 갖고 디가우지용 PTC서미스터 및 PC용 쿨링 팬모터를 주력 양산할 예정이며, 신기산업, 제임스텍, 가이오전자 등도 중국공장에서 센서조립생산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밖에 스테핑모터업체인 모아텍도 중국 동관에 현지공장을 신설해 최근 본격 양산에 착수한 것을 비롯, 저항기업체인 한륙전자도 지난 95년 건설한 중국공장을 본격 가동하는 등 전자부품업계의 해외진출 경향이 콘덴서, 저항 등 일반 회로부품에서 스위치, PCB, 커넥터 등 기구부품에 이르기까지 가전용에 이어 산업용 전자부품도 본격적인 세계화시대가 개막, 국내 전자산업의 구조조정을 대변하고 있다.

<주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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