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가 지상파방송보다 장르, 프로그램 수, 방영시간 등 측면에서 시청자들에게 훨씬 다양한 내용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내에 케이블TV가 제대로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단순히 프로그램 방영시간이나 수를 늘리는 것보다는 질을 높이는 작업이 선결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종합유선방송위원회가 지난 상반기에 KBS1, KBS2, MBC, SBS 등 지상파방송 4개 채널과 26개 케이블TV 채널(아리랑, OUN, K-TV 제외)을 대상으로 조사 분석한 「케이블TV 프로그램의 다양성에 대한 연구」(연구위원 김유정) 자료에 따르면 26개 케이블TV 채널에서 제공되는 프로그램 수와 방영시간이 지상파방송에 비해 7∼8배 가량 많으며 장르별로도 골고루 편성이 된 것으로 조사됐다.
우선 일주일 동안 각 채널에서 방영한 프로그램 수를 집계한 결과 지상파방송이 6백65편, 케이블TV가 4천5백58편이었으며 하루 동안에는 지상파방송이 95편, 케이블TV가 6백51편인 것으로 조사됐다. 채널별 일일 평균 방영 프로그램 수는 지상파가 24편, 케이블TV가 25편으로 케이블TV가 지상파방송을 앞섰다.
또 케이블TV가 지상파방송보다 특정 장르 편중현상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상파방송의 경우 뉴스 분야의 비중이 높았는데 전체 방영 프로그램의 27.4%인 1백81편이 한주 동안 방영됐으며 다음으로 드라마(15%), 오락(11.6%), 교양 및 정보(11%)순이었다. 이밖에 문화(0.8%), 영화(0.9%), 홈쇼핑(0.2%) 등은 1% 미만으로 한주 동안 채널당 2편 이하에 불과해 프로그램 편중현상을 심화시켰다.
이에 비해 케이블TV는 한주 동안 총 7백43편을 방영해 전체의 16.3%를 차지한 교육 장르를 제외하고 나머지 장르가 0.3∼7% 안에서 비교적 고른 분포를 보였다.
지상파방송의 경우 뉴스, 드라마, 오락, 교양 및 정보 프로그램 방영시간이 프로그램 수에 비례해 양적으로 많았다. 다만 프로그램 수와 달리 가장 오랜 시간 방영된 장르는 드라마로 한주 동안 총 5천1백70분(20.9%) 방송돼 다른 장르에 비해 방영시간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블TV는 교육 프로그램이 전체 방영 시간중 12%를 차지했으며 드라마(9.1%), 음악(9.3%), 영화(9.2%), 홈쇼핑(9.2%)이 다른 장르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방영됐으며 나머지 장르도 비슷하게 방영시간이 편성돼 지상파방송보다 장르간 방영 시간 편차가 적었다.
지상파방송에서 한주 동안 방영된 총 6백65편의 프로그램 가운데 어린이 및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이 1백7편(16.1%), 성인 대상이 5백58편(83.9%)인데 비해 케이블TV는 전체 4천5백58편 가운데 어린이 및 청소년 대상이 9백29편(20.4%), 성인대상이 3천6백29편(79.6%)으로 지상파보다 케이블TV에서 어린이 및 청소년 프로그램의 편성 비중이 높았다.
성인 대상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조사 분석한 결과 지상파방송은 5백58편 가운데 16편(2.9%), 케이블TV는 3천6백29편 가운데 2백20편(6.1%)이 여성 대상 프로그램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상파방송에 비해 케이블TV가 전체 성인 대상 프로그램중 여성 대상 프로그램의 비율이 높다는 것을 말해준다.
두 매체는 시간대별 방영시간과 프로그램 수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전체 방송시간을 아침, 낮, 저녁, 심야 시간대별로 조사 분석한 결과 지상파방송은 시간대에 상관없이 몇몇 특정 장르에 프로그램 수와 방영시간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장르나 그 순위에 약간씩 차이가 있으나 특정 시간대를 막론하고 전체 프로그램 수, 혹은 전체 방영시간 가운데 뉴스, 드라마, 오락 등 4∼5개 장르가 차지하는 비중이 60∼70%를 넘는 불균형을 보였다.
반면에 케이블TV는 전체 시간대에서 교육 프로그램이 다른 장르에 비해 비교적 많이 방영되고 있지만 시간대를 막론하고 소수의 특정 장르 위주로 편성되기보다는 전체 장르에 걸쳐 다양하게 방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조사 결과를 종합해볼 때 케이블TV는 지상파방송이 충족시키지 못하는 시청자들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대한 욕구를 어느 정도 해소해주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보고서는 케이블TV가 프로그램 다양성 측면에서 지상파 방송을 앞서고 있으나 질적인 측면에서도 다양성을 확보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을 제기했다.
사실 케이블TV가 이처럼 프로그램 다양성을 확보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케이블TV가 지상파보다 훨씬 많은 수의 채널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게 옳다.
따라서 업계 전문가들은 케이블TV가 국내에 제대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양적인 측면에서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프로그램 질을 한단계 높이는 노력이 절실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케이블TV는 지상파방송에 비해 훨씬 비싼 시청료와 가입비를 지불해야 시청 가능한 채널이다. 따라서 시청자들의 기대치도 상대적으로 지상파방송보다 높은 게 사실이다. 결국 국내 케이블TV 방송사들도 종전의 가입자 확보 위주의 전략에서 탈피, 우수한 프로그램으로 지상파방송과 승부를 걸여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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