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시장규모가 1백30만대를 넘어선 국내 에어컨 시장은 앞으로 3∼5년은 성장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 에어컨 업계의 공통된 전망이다.
지난 94년이후 3년간 연평균 60%를 넘는 신장세를 보여왔지만 보급률이 25%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상기온이나 불황에 따른 급격한 구매력 감소로 인해 다소 성장세에 기복이 있을 수도 있지만 순수하게 마케팅적인 관점에서 볼 때 한계보급률로 보고 있는 70%에 도달할 때 까지는 에어컨 판매는 꾸준히 늘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도표참조>
하지만 에어컨 업체들은 내년 에어컨 시장이 올해까지와는 다른 환경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자 최근 사업 전략을 수립하는 데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다.
에어컨 시장은 내년에도 전체 규모가 커지는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채산성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전망 아래 에어컨업체들은 내년도 사업전략을 짜면서 대체로 수익성을 높이고 사업의 안정성을 도모하는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가전업체들은 대체로 해외시장에, 중견 에어컨업체들은 내수시장에서의 점유율 향상에 주력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에어컨시장 선두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LG전자는 채산성이 높은 패키지 에어컨의 판매를 늘려 확실한 시장 1위를 고수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해외 시장의 공략에도 무게 중심을 둬 에어컨 사업의 안정성을 도모할 계획이다.
내수시장에 대해 LG전자는 비싼 가격에 망설이는 소비자를 겨냥해 개발한 패키지에어컨 「베아또」을 앞세워 내년에도 부동의 1위를 지키겠다는 전략이다. 또 올해 공기정화기능에 이어 항균기능을 대폭 보강한 98년형 패키지에어컨 신제품에 당분간 필적할 만한 경쟁사의 제품이 없다고 보고 내년에도 패키지에어컨 시장을 석권하겠다고 장담했다.
반면 국내에서 수요가 저조한 룸에어컨은 내수보다는 수출에 주력함으로써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해 국내외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또 그동안 공급업체가 전무하다시피했던 사무실용 시스템에어컨사업에 신규 참여해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야심도 내비쳤다.
LG전자와 달리 삼성전자는 내년에 룸에어컨 사업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이 방침은 앞으로 내수 시장보다는 해외시장의 개척에 주력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국내 처음으로 5단 터보 냉각기를 단 룸에어컨을 98년 신제품으로 내놓았는데 앞으로 수출용으로 전환해 세계 룸에어컨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패키지에어컨시장에 대해서는 올해 내놓은 신제품이 디자인과 성능면에서 경쟁사 제품에 비해 손색이 없다고 보고 당분간 모델 교체 없이 「스테디셀러」로 육성하겠다는 전략도 갖고 있다.
두 회사보다 뒤늦게 에어컨사업에 뛰어든 대우전자는 초기년도인 내년에 내수시장 보다는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우전자는 현지 공장을 두고 있는 중국을 매출 주력시장으로, 남미와 CIS를 이익 창출시장으로 차별화해 각각 육성하고 그밖의 지역은 판매 확대의 기반을 다지는 「타겟시장 전략」을 마련했다.
내수시장의 경우 경쟁력이 있는 룸에어컨을 중심으로 당분간 제품을 운영하면서 패키지에어컨도 내년초 신제품 출시를 계기로 새로운 이미지를 심은 후 이듬해부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광주 공장에 패키지에어컨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으며 중국 공장에서 생산한 룸에어컨을 내수시장에 공급하기 위해 모델 선정 작업에 들어갔다.
가전업체들과 달리 내수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중견 에어컨업체들은 내년에 내수시장에서 살아남는 데 매달리다시피하고 있다.
만도기계는 올해 CF광고와 방문판매 조직을 통해 지명도가 높아져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고 보고 내년에도 「지명도」에 주력하는 마케팅을 펼쳐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만도기계는 에어컨 전문회사라는 점을 강조해 고급 이미지를 쌓는 데 주력키로 했으며 소비자모니터제도와 같이 소비자 밀착형 마케팅도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룸에어컨과 패키지에어컨의 유통을 따로 운영하는 가전업체들의 약점과 소형 에어컨이 없는 경쟁업체들의 취약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모든 종류의 에어컨을 취급하는 전문 유통을 강화할 계획이다. 대우전자와 결별하게 될 미국 캐리어사는 내년에 유통망을 확충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전국적으로 전문대리점의 모집에 나서고 있으며 AS를 한층 강화함으로써 경쟁사들과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에어컨업체라는 잇점을 적극 홍보하기 위해 30,40대 주부층을 겨냥한 매체 광고와 다양한 이벤트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두원냉기, 경원세기, 범양냉방 등 중소 에어컨업체들은 점차 가전업체들이 주도하는 에어컨시장에서의 입지가 약화되고 있다고 진단하고 유통망을 확충하는 데 주력키로 했다.
또 수익성은 얼마간 떨어지지만 생산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OEM생산을 당분간 확대해 향후 기술 투자의 여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거 있다.
에어컨업체들은 또 공부방용 에어컨, 이동용 에어컨, 시스템 에어컨 등 틈새 시장을 적극 발굴하는 등 성장 시장에서 성숙 시장으로 변모한 에어컨 시장의 환경 변화에도 대비하고 있다. 에어컨업체들은 이밖에 국내 경기 침체가 날로 가속화하면서 내년 에어컨시장이 상당히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내년에는 매출 물량을 확대하는 것보다는 수익성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두기로 하고 최근 인력 감축과 같은 경영 혁신도 추진하고 있다.
<신화수 기자>
많이 본 뉴스
-
1
테슬라, 중국산 '뉴 모델 Y' 2분기 韓 출시…1200만원 가격 인상
-
2
'좁쌀보다 작은 통합 반도체'…TI, 극초소형 MCU 출시
-
3
필옵틱스, 유리기판 '싱귤레이션' 장비 1호기 출하
-
4
단독민주당 '과학기술정보통신AI부' 설립·부총리급 격상 추진
-
5
'전고체 시동' 엠플러스, LG엔솔에 패키징 장비 공급
-
6
헌재, 감사원장·검사 3명 탄핵 모두 기각..8명 전원 일치
-
7
모바일 주민등록증 전국 발급 개시…디지털 신분증 시대 도약
-
8
최상목, 14일 임시국무회의 소집..명태균특별법 거부권 행사 결정
-
9
구형 갤럭시도 삼성 '개인비서' 쓴다…내달부터 원UI 7 정식 배포
-
10
공공·민간 가리지 않고 사이버공격 기승…'디도스'·'크리덴셜 스터핑' 주의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