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 세계 MPU시장 전망]

마이크로프로세서(MPU)시장은 내년에도 역시 인텔 주도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텔은 「슬롯2」를 도입해 호환업체와의 차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그 위치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윈도CE를 채용한 소형 휴대 단말기용 MPU시장에는 인텔이 참여하고 있지 않아 당분간 혼전이 예상된다.

내년도 PC용 MPU시장은 인텔의 「데슈츠」가 주도할 전망이다. 이 제품은 올해 발표된 펜티엄Ⅱ 클라마스의 후속버전으로 0.25미크론급 기술이 채용됐다는 점과 한 단계 높은 클록주파수로 동작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출하시기는 내년 초반으로 예상되고 있다.

데슈츠는 데스크톱 PC용, 고성능 워크스테이션용, 노트북 PC용 등 3가지 용도로 출하된다. 데스크톱 PC용은 클록주파수가 3백33㎒급이며 시스템 버스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슬롯1을 사용해 최대 클록주파수가 66㎒다. 인텔은 그러나 내년 중에 슬롯1의 클록주파수를 1백㎒로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워 놓고 있다.

노트북 PC용은 클록주파수 2백66㎒급 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며 시스템 버스는 데스크톱 PC용이 기반이 될 전망이다.

고성능 워크스테이션과 서버용으로는 슬롯2라는 새로운 버스를 준비하고 있다. 슬롯1은 2개 MPU만을 탑재할 수 있으나 슬롯2는 4개까지 탑재할 수 있다. 출하시기는 내년 후반으로 잡혀 있다.

인텔은 내년 출시하는 데슈츠에 새로운 멀티미디어(MMX) 명령도 추가할 계획이다. 새로 추가되는 기능은 부동소수점 연산을 여러 개 동시에 실행하는 명령으로 그래픽 성능을 향상시키는 것이 그 목적이다.

한편 AMD를 비롯한 인텔 호환 MPU업체들은 인텔이 채용을 중단한 소켓7을 기반으로 성능을 강화한다. 호환칩 업체들은 소켓7 호환의 시스템 버스의 클록주파수를 66㎒에서 1백㎒로 강화하는 동시에 인텔이 도입한 어드밴스트 그래픽스 보드(AGP)와 디바이스 베이에 대응하는 슈퍼7이라는 시스템 버스도 개발중에 있다.

AMD는 올해 안에 0.25미크론 미세가공기술을 도입한 K6를 개발, 인텔보다 한 발 빨리 멀티미디어 명령을 강화한 K6 3D(클록주파수 3백M∼3백50㎒)를 출하할 계획이다. 이 제품에는 부동소수점연산과 MMX명령을 2개 동시 실행할 수 있는 명령을 총 24개 추가한다. 또 후반에는 집적도가 2배인 K6+ 3D(4백㎒)를 제품화한다는 계획도 세워 놓고 있다.

사이릭스도 독자 MMX 명령을 강화한 MPU 「가이엔」을 출하한다. 강화되는 명령의 내용은 AMD와 거의 비슷하며 추가하는 명령수는 15개다. 그러나 가이엔의 버스 사양은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내년도 MPU시장에 전개될 인텔과 호환 MPU업체간 경쟁은 올해보다 한층 인텔에 유리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그 근거로 시장 전문가들은 슬롯2 도입을 들고 있다. 인텔은 내년에 슬롯2를 도입해 한층 성능이 높은 MPU를 서버용 등으로 출하할 계획인 데 반해 호환 칩 진영은 이의 대응책이 전혀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또 현 주력제품인 데스크톱 PC용 제품의 경우에도 전체시장 점유율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호환 MPU업체들이 독자 개발한 명령세트를 소프트웨어 하우스가 지원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 성능면에서 차이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AMD는 독자 개발의 멀티미디어 명령세트를 다른 호환 MPU업체에 라이선스 제공해 인텔에 대항하는 멀티미디어 명령의 표준으로 승격시키고 싶어하지만 현 상황에서는 다른 업체들이 보조를 맞춰줄 가능성이 희박하다. 이러한 정황을 놓고 볼 때 내년에는 인텔의 지위가 한층 높아질 것이 확실하다.

그러나 인텔은 최근 시장확대 경향을 보이고 있는 윈도 CE용 저소비전력형 MPU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윈도CE는 아직은 시장형성 단계에 있으나 최근 MS의 윈도CE 2.0 버전 발표를 계기로 내년에는 이를 채용한 주목할 만한 휴대형 제품들이 탄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내년 출시가 예상되는 윈도CE 탑재 제품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저소비전력형 MPU를 사용함으로써 연속사용시간을 대폭 늘릴 수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DEC가 최근 개발한 「스트롱 암 SA-1100」을 탑재한 시제품을 실험한 결과 15시간의 연속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어드밴스트 RISC 머신즈사의 ARM, AMD의 엘란 SC시리즈, 히타치제작소의 슈퍼H, IBM의 파워 PC403시리즈, NEC의 VR시리즈, 도시바의 TX39 등이 윈도CE 탑재 제품을 겨냥한 저소비전력형 MPU시장에 본격 투입되고 있어 시장 확대와 더불어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심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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