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일본 치바시의 마꾸하리 메세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된 「 97 국제방송기기전(InterBEE)」은 일본 최대의 방송기기 전시회라는 명성에 걸맞게 소니, NEC, 도시바, 히타치 등 방송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업체들이 대거 참여,첨단 방송 기술의 정수를 맛볼 수 있게 했다.
이번 전시회에 방송 장비를 출품한 대부분의 업체들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디지털 방송에 대한 뜨거운 열기를 반영하듯 촬영, 편집, 송출등 방송 제작의 전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 장비와 편집시스템을 선보여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특히 「현장 편집」이라는 개념은 이번 전시회의 주요 테마중 하나였다. 디지털 ENG카메라로 촬영한 화면을 노트북 크기 정도의 휴대형 편집기를 통해 편집한 후 위성송신시스템으로 방송국에 실시간 전송하는 방송 제작시스템을 구현한다는 것이 「현장 편집」의 기본적인 발상이다.
이와 관련,소니는 토탈 디지털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모토 아래 디지털 베타캠 방식의 ENG카메라와 휴대형 편집시스템 등을 선보였으며 마쓰시타 역시 2대의 VTR과 편집기를 결합한 휴대형 편집 시스템을 출품해 관심을 끌었다.
특히 휴대형 편집시스템은 취재 및 중계방송 현장이나 로케이션 현장에서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현장에서 간단하게 편집한 후 위성 송출 장비등을 통해 전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방송 제작 시스템의 핵심 장비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선보인 휴대형 편집 장비들은 최근 방송계에서 큰 관심을 얻고 있는 비선형(Non linear) 편집 기술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취재 또는 중계 현장에서도 랜덤 액세스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편집,제작함으로서 방송 제작의 기동성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휴대형 편집기와 함께 현장 편집시 꼭 필요한 장비중 하나가 디지털FPU(필드 픽업 유닛)다. 현장에서 휴대형 편집기로 편집한 방송 자료를 디지털 송신기를 통해 방송국에 전송하기 위해선 디지털 방식 FPU의 설치 및 운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와 관련, 히타치는 이번 전시회에 쌍방향 디지털 FPU등 각종 디지털 전송 장비를 출품했다.
디지털 송신기도 디지털 방송의 구현을 위해선 없어서는 안될 핵심 장비다. 이 분야에서는 디지털송신기 분야의 전문업체인 NEC가 UHF와 VHF 주파수 대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2백50.5백W급 디지털 송신기와 이보다 훨씬 높은 출력을 자랑하는 1.2kW급 디지털 송신기등을 선보였다.
이들 장비는 아날로그 방식의 TV송신기와 달리 소출력으로도 광대한 지역을 대상으로 고화질의 방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상파 방송의 디지털화를 추진중인 국내 방송사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NEC가 출품한 비디오 서버도 주목할만한 제품중 하나. 대량의 CM 방송화면이나 방송 프로그램을 압축 저장할 수 있는 비디오 서버는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HDD)를 대량 탑재한 RAID시스템을 활용,MPEG 방식으로 각종 영상을 저장 및 검색할 수 있다.
이 장비는 VTR편집 방식 대신 대용량 서버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방송 편집시스템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도 일부 방송사들이 종전의 VTR대신 비디오 서버를 활용한 방송 편집시스템의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때 국내에도 향후 비디오 서버의 도입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카메라분야에서는 소니, 히타치, 도시바, 캐논등의 업체가 디지털 ENG카메라, 스튜디오용 카메라등을 선보였으며 소니는 HDTV 방송에 적합한 HD카메라와 HD디지털 VTR등 각종 디지털 장비를 선보여 관람객들의 주목을 끌기도 했다.
가상 스튜디오 역시 이번 전시회의 주요 테마중 하나였다.
그동안 가상 스튜디오는 일기 예보나 대담 프로그램등에 일부 활용됐으나 앞으로는 뉴스 제작, 드라마 촬영, 쇼프로그램 제작등에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이번 전시회 참여 업체들은 전시장내에 간단한 스튜디오를 설치해 컴퓨터를 통해 구현한 가상 스튜디오 공간에서 뉴스나 오락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장면을 연출,전시장의 분위기를 한결 부드럽게 하기도 했다.
앞으로는 디지털 방송과 함께 데이터방송도 부가 서비스로 활발하게 도입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각 방송제작사들이 인터캐스트, 비트캐스트등의 데이터방송 서비스를 전시장내에서 구현,인기를 끌기도 했다.
오디오 편집 장비의 디지털화도 상당히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야마하, 롤랜드등 오디오 편집 시스템분야의 전문업체들은 3D 음향을 구현할 수 있는 다양한 기종의 디지털 오디오 믹싱 콘솔을 출품,주목을 끌었다.
<장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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