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의 가사노동을 돕고 생활의 편리성을 높이는 가전기기들이 속속 도입된 데 이어 최근에는 복합기능의 첨단제품들이 대거 등장하고 시스템화하면서 새로운 부엌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전기밥솥, 냉장고, 가스레인지, 전자레인지는 기본. 여기에 IH압력보온밥솥, 가스그릴레인지 같은 한국형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양문여닫이식 냉장고, 식기세척기, 드럼세탁기, 가스오븐레인지, 할로겐레인지 등 외국 주방문화의 제품들도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됐다. 더욱이 최근에는 쌀통, 전기밥솥, 쌀세척기, 정수기를 하나로 묶어 버튼만 누르면 정수된 물로 쌀을 씻고 밥을 짓는 통합기능의 전자동 취사시스템까지 선보이고 있다.
이처럼 「빠르고 편리하게」라는 대명제 하에 조리과정에서 드는 시간과 노동력을 줄이는 것이 가전업계가 주도하는 주방문화의 흐름이라 한다면 또 하나의 큰 흐름은 부엌가구업체들이 개척해나가고 있는 시스템화다.
가스레인지, 가스오븐레인지, 식기세척기, 냉장고, 전자레인지 등 각종 가전기기를 부엌가구 안에 빌트인(Builtin, 붙박이)화하고 통합된 이미지로 디자인해 동선을 줄이면서 부엌의 인테리어도 살린다는 것.
가스레인지 아래에 식기세척기를 부착해 공간활용도를 높이고 위쪽으로는 전자레인지를 장착한다. 바로 옆에 냉장고와 선반, 씽크볼이 있어 조리재료를 다듬기 위해 이리저리 움직이지 않아도 된다. 가스오븐레인지로는 빵, 쿠키, 통닭 등도 직접 요리할 수 있으며 요리가 끝나면 사용한 그릇은 식기세척기 안에 넣고 시작버튼만 누르면 된다. 또한 레인지 후드에는 라디오와 TV가 하나로 통합된 라디오 겸용 소형TV도 부착돼 있고 식탁에는 독서를 할 수 있도록 삼파장 조명이 장착돼 있다. 여기에 전화기스피커와 연결돼 부엌에서도 전화통화가 가능한 라디오폰 및 정수기도 있어 음악도 듣고 전화도 할 수 있다.
시스템키친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추세에 대해 『예전처럼 부엌이 요리를 위해 주부들만이 드나드는 소외된 공간이 아니라 가족공동체의 또하나의 독립된 주거공간으로 바뀌어나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편리성 및 활동성, 문화적 기능이 부가되는 경향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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