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PC통신의 효용성

한국PC통신 신동호 사장

PC통신 인구 3백만명 돌파가 눈앞에 다가왔다. 85년 데이콤이 천리안 서비스를 시작함으로써 작은 싹을 틔운 국내 PC통신 서비스는 케텔서비스를 거쳐 한국PC통신의 하이텔로 이어져 대중화의 꽃을 피우게 되었다.

이후 나우누리(나우콤), 유니텔(삼성SDS), 넷츠고(SK텔레콤) 같은 신규 사업자가 등장했으며 미국 AOL 같은 거대 온라인업체도 국내시장 진출을 고려중이라고 한다.

국내 PC통신시장의 확대는 이제 PC통신이 채팅을 즐기는 일부 컴퓨터 마니아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국민 15명 가운데 1명꼴로 사용하는 생활의 일부로 정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많은 사람들이 종합정보통신망(ISDN), 초고속정보통신망 등 21세기 정보사회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일반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이점이나 생활의 편리는 아직 막연하고 멀게 느껴질 뿐인데 PC통신은 구체적으로 우리의 생활을 편리하고 풍요롭게 만들어 줌으로써 우리 곁에 친근하게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불과 5년 전 처음 하이텔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PC통신 시장이 이토록 활성화하리라고 상상하기는 어려웠다. PC통신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고 컴퓨터의 효용성조차도 의심스러운 때였다.

80년대 후반부터 불기 시작한 컴퓨터 붐과 함께 너도나도 컴퓨터를 구입했지만 막상 컴퓨터의 가치는 예상만큼 대단하지 않았다. 영화에서처럼 모든 일을 알아서 척척 해주지도 않았고 TV나 냉장고처럼 우리 생활에 직접적인 편리함을 안겨주는 것도 아니었다. 홈 PC라는 신조어를 낳았지만 가전제품이라고 하기엔 사용법이 너무 까다로웠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컴퓨터란 게임기나 가계부, 워드프로세서 역할에 만족하고 있을 뿐이었다.

이때 PC통신은 컴퓨터가 마땅히 해주리라고 기대했던 모든 것들-정보를 얻고, 의견을 나누고, 물건을 사고, 은행거래를 하고, 좌석을 예약하는 -과 같은 생활의 편리를 제공하며 우리 곁에 다가온 것이다.

PC통신과 더불어 『네트워크로 연결되지 않는 컴퓨터는 더 이상 컴퓨터가 아니다』라는 말이 실감될 정도로 정보교환, 통신, 주문, 예약 등 컴퓨터의 효용이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그것도 가장 경제적인 비용과 가장 대중적인 방법을 통해서 말이다.

PC통신의 또 다른 미덕은 그 유용성의 범위가 무한대라는 점이다.

무선데이타망을 이용한 무선 PC통신서비스, 핸드폰, PCS, 호출기 등 이동 통신망과 연동, 인터넷과의 결합에 따른 각종 웹서비스와 푸시기술, 화상서비스(원격회의, 가상교육, 원격진료) 등 다양한 신기술을 접목한 서비스가 준비중에 있다.

이처럼 PC통신의 가능성이 커질수록 우리는 한 가지 아쉬움을 갖게 된다.

흔히 사회의 상부구조라 불리는 교육이나 관련 법률, 가치체계 등이 아직까지는 정보산업의 발빠른 행보에 뒤쳐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이는 정부의 정보화 의지와 효율적인 실천전략 추진과 더불어 우리 사회가 21세기로 나아가기 위한 총체적인 역량을 길러야 가능한 것이다.

그 밑거름에 우리 PC통신 서비스가 자리잡아 국민의 정보화를 이끌어 주는 데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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