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지연구조합, 태일정밀 거취문제 골머리

「차세대 소형 2차전지기술 개발사업」 관련기관 및 참여업체들이 최근 부도유예협약 대상기업으로 지정된 태일정밀의 참여지속 여부문제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정부기관인 생산기술연구원측에서 태일정밀을 이번 개발사업에서 배제하자고 요구하고 있으나 이 회사를 배제하고서는 효과적인 개발사업을 진행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태일정밀은 국내 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리튬이온전지 양산에 나설 예정으로 있는 등 이미 상당수준의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업체. 특히 「차세대 소형 2차전지기술 개발사업」의 6개 과제 가운데 하나인 망간계 리튬이온전지(2PBp₂O₄)분야의 주관기관인 데다 전지셀 및 정극활물질 등 핵심과제를 맡고 있다.

반면 이 분야에 참여한 다른 업체들은 아직 대부분이 초기 개발단계에 머물고 있어 생기원측의 요구대로 태일을 이번 개발사업에서 배제하고 이 회사가 맡은 과제를 다른 업체에 추가로 넘기기도 힘든 상황이다.

결국 태일정밀을 배제하면 망간계 리튬이온전지 개발사업 자체를 삭제하고 이에 대한 정부지원금 차기연도로 이월, 이미 배정받은 정부지원금 가운데 일부를 반납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개발사업 총괄주관기관인 전지연구조합은 당초 계획대로 태일정밀이 계속 참여할 수 있도록 생기원측과 협의해나갈 방침이다.

이번 개발사업에 대한 정부지원금이 당초 예상에 크게 못미치는 33억원으로 확정돼 참여업체들이 크게 실망하고 있는 가운데 태일정밀을 배제하기 위해 지원금을 또다시 삭감하면 모처럼 조성된 차세대 소형 2차전지 기술개발 열기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전지연구조합의 한 관계자는 『태일정밀의 전지사업을 인수하려는 업체가 많으므로 사전에 준비만 잘해 놓으면 태일정밀이 설혹 공중분해된다 하더라도 개발과제는 지속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생기원측을 설득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측인 생기원으로서는 태일정밀에 정부자금을 추가로 지원하기를 매우 껄끄럽게 여기고 있어 이같은 업계측의 요구대로 태일정밀이 이번 차세대 소형 2차전지기술 개발사업에 계속 참여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업계측의 현실적인 요구와는 달리 정부기관으로서는 태일정밀이 부도처리된 가능성도 높은 데다 이미 상당금액의 정부자금을 사용하고 있는터라 추가지원이 어렵다는 것이 기본 입장인 것이다.

<김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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