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SI업체의 지식 재창출

요즘 우리나라 경제사정을 보고 있노라면 한국을 포함한 동남아국가들의 눈부신 발전은 정부의 자본과 값싼 노동력의 대규모 투입으로 얻은 당연한 결과로서 그 발전이 곧 한계에 다다를 것이라고 지적한 어느 외국학자의 글이 생각난다.

그렇다면 자본과 노동력에 의한 발전이 한계에 부딪혔을 때 지속적인 경제부흥을 약속해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국내 대기업들의 잇따른 도산과 미국 벤처기업들의 대약진을 보면 그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세계적인 경제학자인 드러커 교수는 기업이 이윤을 남기고 개인이 부를 축적하기 위해서는 지식이 자본과 노동력보다 더 필수적인 지식사회(Knowledge Society)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지식은 여러가지 방법으로 데이터를 상호 연계시키고 여과하여 정보를 만들고 정보 조각들을 짜맞추어 더욱더 커다란 모델과 지식의 구조들을 만드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물론 지식은 농경사회 때부터 존재해 왔다. 농경사회에서는 「전수의 지식」으로서, 산업사회에서는 「발견, 발명의 지식」으로서, 그 모습을 달리해 왔고 정보사회에서는 「조립, 조합의 지식, 창조의 지식」으로서 그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지식사회라 함은 진정한 의미의 정보사회이며 지식이 자본과 노동 모두를 밀어내고 생산의 한 요소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사회를 일컫는다.

PC 1천만대 보급과 함께 워드프로세서나 스프레트시트를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고 인터넷에서 원하는 정보를 마음대로 찾고 경영정보시스템(MIS)를 사용하고 있는 것만으로는 지식사회로 진입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정보를 만들어내고 그 정보가 누군가-개인, 기업 혹은 정부를 포함한 공공기관-에 활용되어 가치를 창출할 때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지식사회가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창출된 가치있는 지식이 모든 사람들에게 공유되어야 하고 그것을 지원하기 위한 인프라구축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현 상황에서 기업들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술」이나 「원가개념」보다도 한 걸음 더 나아가 지식중심의 사고로 전환하여 기업이 지식의 조장자(Enhancer)로 탈바꿈해야 한다. 기존 기술을 종합하여 시너지 효과를 낸 DVD나 인터넷과 TV를 결합한 인터넷TV 등이 지식창조로 새로운 니즈를 창출해낸 제품으로 좋은 예가 될 것이다.

많은 시스템통합(SI)업체들은 이제 기술위주의 접근보다는 무엇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할 때인가를 고민할 때다. 어떤 기술로 고객의 니즈에 적합한 시스템을 개발할 것이냐라는 고민은 당연한 것이고 더 나아가 이제 과연 어떠한 정보를 창출하고 축적하며 축적된 지식을 어떻게 새로운 지식으로 재창출하고 조직원간에 공유하게 할 것이냐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산인을 위한 시스템이 아닌 현업 위주의 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하며 평면적인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아닌 입체적 데이터베이스 구축으로 잠재, 휴먼 고객의 발굴, 신제품의 욕구파악과 개념을 창출할 수 있는 자료를 멀티미디적 요소를 가미한 여러가지 형태로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기업에서도 시스템 구축 때 정확하고 조직원간에 동의하고 공유된 목적으로 「GIGO(Garbage In, Garbage Out)」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며 본사 직원뿐만 아니라 고객접점에서 활약하는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시스템을 활용하고 리얼타입으로 정보를 검색,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 및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전산 시스템은 단순히 생산성 향상이나 비용절감을 위한 투자가 아닌,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여 제품화하고 시장을 점유할 수 있는 적극적인 투자」라는 의식의 전환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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