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국 법무부의 MS 제소

미국 법무부가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를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제소함에 따라 운용체계(OS)는 물론 전자상거래 시장에까지 상당한 영향이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미 법무부는 소장에서 앞으로 MS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들의 윈도95 라이선스 조건에 인터넷익스플로러(IE)를 포함시킬 수 없도록 해야 하고 만약 MS가 법원의 명령을 거부할 경우 매일 1백만달러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법원에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미 법무부는 이밖에도 MS는 PC사용자들에게 IE만이 윈도95의 유일한 브라우저가 아니라는 사실을 주지시키고 동시에 사용자들이 IE를 OS에서 쉽게 떼어낼 수 있도록 고지해야 하며 특히 MS의 OEM 및 협력업체들이 양사간에 맺은 비공개 합의조항을 무효화해 정부측 조사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그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MS가 윈도의 독점성을 부당하게 악용, 독점유지 및 확장에 적극 나섰음은 물론 소비자의 선택권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미 법무부 당국의 주장이다. 또 OS에 이어 브라우저 시장마저 독점될 경우 소비자의 선택의 폭이 줄어들고 기술개발 노력의 저하로 미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전자상거래 정책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법무부가 미국 최대의 효자기업인 MS를 제소하고 나선 이유이다.

이에 대해 MS측은 「OS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것은 당연하며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는 누구든 자사 제품을 향상시킬 권리가 있다」라고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이번 브라우저 통합은 단순한 OS의 기능추가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미 법무부는 MS까지도 자체 마케팅에서 브라우저를 개별 상품으로 분리하고 있을 정도로 OS와는 별도의 제품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소송건은 브라우저와 OS를 개별 상품으로 분리할 수 있느냐는 점에 귀결된다.

OS에 특정상품을 끼워 판 혐의로 MS가 문제를 일으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MS는 지난 90년 엑셀, 워드 등 애플리케이션을 OS에 끼워 파는 혐의로 미연방무역위원회(FTC)로부터 조사를 받기 시작한 이후 94년 법무부가 오는 2000년까지 일체의 MS 마케팅 행위를 통제하고, 95년에는 윈도95에 끼워 팔기를 금지하는데 MS가 합의함에 따라 반독점법 위반혐의는 일단락 되는 듯했다.

MS가 법무부와의 계약을 위반하면서까지 무리하게 통합하려 하는 데는 빌 게이츠 회장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게이츠 회장은 향후의 컴퓨팅 환경은 인터넷이 지배할 것이고 이 인터넷에서 헤게모니를 잡지못하면 현재의 OS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도 물거품에 불과하다고 공공연히 주장해왔다. 그리고 브라우저를 바로 이 새로운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로 간주했다. 결국 이같은 성급함에서 MS가 무리수를 둔 셈이다.

소송 직후 실시된 한 여론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1%가 법무부를 지지하고 나섰다. 역시 시장정서상 OS와 브라우저는 엄연히 개별상품이라는 이유에서다. 사실 MS의 OS기능 운운하는 주장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땅 위에 건물을 지었다고 해서 전세계 모든 건물이 땅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논리는 억지와 같다. 땅은 기본이고 건물들이 각각의 특색을 유지하며 공존하는 것이 이치다. OS를 기본 소프트웨어라 부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MS는 자사만의 이기주의에 함몰돼서는 안된다. 그러기에는 MS의 영향력이 너무 커졌다. MS의 행동에 따라 전세계 정보통신시장은 보이지 않는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MS는 OS를 좀더 사용하기 쉽고 편리하게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 크기도 줄이고 서비스도 개선하는 쪽으로 나가야 한다. 그리고 가격도 낮추어야 한다. 오히려 독점을 통해 소비자들이 더 많은 혜택을 누리고, 독점이기 때문에 더 좋은 제품을 더 값싸게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기반을 통해 전자상거래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MS가 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