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가 국내 가전업체들의 주요 전략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전3사는 최근 인도네시아를 동남아지역에서 중점적으로 공략할 지역거점으로 육성키로 하고 이 나라에 대한 현지투자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대우전자는 최근 내년 8월 완공을 목표로 자카르타에 컬러TV, 냉장고, 세탁기 등을 생산하는 복합가전공장(DEIN)을 신설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또 수라바야, 메단 등 주요 지역별로 지사를 설립해 권역별 마케팅을 강화하고 중소도시까지 판매와 서비스망을 갖추는 등 본격적인 시장공략의 채비를 갖추고 있다.
대우전자는 인도네시아공장을 중국과 인도에 이어 아시아 가전시장에 대한 생산거점으로 적극 육성할 방침이다.
LG전자는 몇년 전부터 인도네시아를 전략거점으로 육성하고 있는데 이미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컬러TV의 경우 시장점유율 20%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냉장고시장 점유율도 2위 수준이다.
LG전자는 인도네시아에 컬러TV, 냉장고, 세탁기 등을 생산하는 복합가전공장(LGEAE)를 운영하고 있는데 최근 컬러TV 생산규모를 지난해 50만대에서 1백만대로 증설하는 등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또 주요 도시마다 제품전시관을 마련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가는 한편 그동안 소홀히 했던 중소도시에 대해서도 저가형 제품을 중심으로 저가공세를 펼쳐 시장을 토착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인도네시아공장을 중심으로 현지 시장과 인접 동남아국가에 대한 시장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국내공장에 있던 저가형 세탁기 생산라인을 인도네시아공장으로 이전했으며 VCR 생산라인도 모두 인도네시아로 옮길 계획이다. 또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심기 위해 현지 방송매체를 통한 이미지 광고를 시작했으며 사은품 제공 등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판촉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가전3사가 이처럼 인도네시아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것은 다른 동남아국가에 비해 현지생산의 이점이 많은데다 시장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의 인건비 수준은 동남아지역에서 가장 낮은 편이다. 최근 인도네시아에서도 임금수준이 연간 10% 정도로 오름세를 타고 있지만 태국, 말레이시아 인접국가들에 비하면 아직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또 2억 인구 가운데 44%가 25세 미만으로 잠재 노동력도 풍부하다.
현지 부품조달이 쉬운 것도 인도네시아에 대한 투자의 또 다른 이점이다. LG전자, 삼성전자 등은 현재 대부분 부품을 현지에서 조달해 쓰고 있다. 부품을 현지에서 조달할 수 없는 경우에도 관세율이 낮아 문제가 없다. 냉장고용 압축기의 경우 인도네시아에서 무관세 혜택을 받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투자 이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인도네시아 현지 시장의 높은 잠재력에 매력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최근 산업화와 도시화가 급진전되면서 현지 가전제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 해마다 15% 이상 고속성장하고 있다. 가장 보급이 많이 돼있는 컬러TV도 보급률이 고작 25%도 채 안된다. VCR와 전자레인지, 에어컨 등은 거의 보급되지 않고 있다. 특히 가전제품에 대한 수입관세와 특소세율이 낮아지면서 현지의 구매욕구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더욱이 아직 인도네시아 가전시장은 초기 보급단계여서 저가형 제품에 대한 수요가 활발하다.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에 집중하기 위해 저가형 제품의 생산을 축소하려는 국내 가전업체들의 입장에서는 그 구조조정에 따른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신흥시장인 셈이다.
물론 인도네시아시장을 공략하는 데 난관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많은 섬들로 이뤄져 있어 물류와 지사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찮다. 또 브랜드 지명도가 높은 일본과 유럽 가전업체들이 대거 진출해 앞으로 시장경쟁은 한층 치열할 전망이다. 여기에다 현지 진출기업이 누리는 혜택도 수출할 경우에만 적용돼 현지 시장개척에는 상당한 투자가 뒤따라야 하는 형편이다.
이같은 문제점이 산재해 있지만 국내 가전업체들은 지리적으로 동남아지역의 중심국가인 인도네시아를 동남아 가전시장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신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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