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평] 라디오헤드 「OK Computer」

라디오헤드는 「Creep」이라는 곡 하나로 단숨에 히트계열에 오른 그룹이다. 일반인들은 「OK Computer」라는 이 앨범의 제목만을 놓고 보면 혹시 테크노 계열의 음악이 아닌가 하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앨범의 주인공이 다름아닌 록 발라드음악을 추구하는 라디오헤드라는 점에 약간 의외라는 느낌을 받으리라 생각된다.

지난 93년 한 신인밴드가 「Creep」이라는, 제목부터 우울하고도 자학적인 곡을 발표했을 때 젊은 세대들은 마치 자신을 대변해주는 듯한 가사와 서정적인 느낌의 이 곡에 큰 관심을 가졌다. 당시에는 그저 이름 알리기 정도로만 그치고 말았지만 젊은 날의 외로움과 그에 따른 회의를 그린 이 곡은 그 이후에도 잊혀지지 않고 계속적인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난 후 영화 「시클로」의 나이트클럽 장면에 이 노래가 삽입됐다. 현란한 색채속에서 벗어날 길이 없는 절망감에 대한 처절한 절규같은 이 곡이 상당히 인상깊었는지 한국시장에는 뒤늦게야 라디오헤드가 본격적으로 소개됐다. 또한 각종 드라마와 광고음악 등에 단골손님으로 등장해 뒤늦은 붐을 일으킨 셈이다.

이번 앨범은 타이틀과 관련되서 그런지 제목 자체가 현대문명과 관련된 것이 많다. 「Airbag」 「Paranoid Android」 「Subterranean Homesick Alien」 「Electineering」 등 의도적인 제목붙이기가 눈에 띈다. 이 제목들을 일렬로 세운다면 일종의 콘셉트 앨범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 앨범은 현재 빌보드 앨범차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라디오헤드의 인기는 항상 서서히 달궈지는 편이지만 그들의 잠재된 폭발력은 결코 만만치가 않다.

첫번째 곡인 「Paranoid Android」는 만화로 처리된 뮤직비디오에서도 볼 수 있듯이 듣고 보는 이들에게 최대한의 상상력을 요구한다. 가사를 듣게 되면 성의 정체성과 거기에 따른 편집증세, 헝클어진 정신세계가 엿보이고 마치 한편의 공상과학영화를 감상하는 기분도 든다.

노래의 가사나 진행 등이 상당히 영화음악과 어울리는 그들은 그렇지 않아도 최근 히트한 영화에 한곡을 빌려줬다.

이 앨범에 수록된 「Exit Music」은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에 등장하기도 한 곡이다.

<박미아·팝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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