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계 화제] 컴퓨터 매뉴얼 풀컬러 인쇄 「붐」

연예인 필진, 꾸러미 포장, 시리즈물 출간에 이어 출판계에서 컬러와 디자인을 강화에 승부를 거는 추세가 뚜렸하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 교학사, 혜지원, 비비컴 등을 필두로 거의 대부분의 컴퓨터서적 전문출판사들이 2백∼3백쪽 분량의 컴퓨터서적 전체를 컬러와 일러스트 삽화로 꾸민 활용서를 잇따라 출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단색을 사용한 서적에 비해 곱절 이상의 출판비용이 들기 때문에 일부 대형 출판사를 제외하고는 기피하던 풀컬러 인쇄가 출판가 전체로 확산되고 있는 것을 나타내는 것.

그래픽 소프트웨어 공급과 출판을 전문으로 하는 비비컴은 인터넷을 이용한 기업 내 사무환경인 인트라넷을 풀컬러와 그림으로 풀어 쉽게 설명한 「그림으로 풀어보는 인트라넷」을 출간했다. 초보자를 대상으로 하는 책답게 글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네트워크의 기초이론을 삽화와 컬러 화보를 통해 쉽게 풀어쓴 것이 특징이다. 물론 복잡한 네트워크 망이나 배선, 컴퓨터간의 연결부분 등을 설명하는 데 그림이 톡톡한 기여를 했다.

교학사에서 출간한 「인터넷과 월드와이드웹」의 경우도 인터넷을 그림으로 풀어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의 경우에는 텍스트보다는 그림과 만화가 더 많다는 것이 특이하다. 꼭 알아야 할 내용만을 삽화로 설명하는 방향으로 출간됐기 때문이다. 교학사측에서도 이 책을 통해 처음부터 가벼운 기분으로 인터넷에 입문할 것을 자랑할 정도로 디자인이 잘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게임매뉴얼도 컬러, 디자인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분야다.

혜지원에서 최근 출간한 「베스트게임 전략 가이드북」은 명작 시뮬레이션 게임의 소개와 공략법을 담은 게임매뉴얼로 게임마니아에게 널리 알려진 디아블로, 커맨드&컨커, 워크래프트2, 삼국지 등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의 캐릭터나 게임구성, 각종 아이템의 컬러영상 자체를 4백쪽 분량으로 담아 놓았다.

이 책을 출간한 혜지원에서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시뮬레이션 게임의 속성상 웬만한 마니아 외에는 흥미를 갖기 어려우면서도 룰이 난해한 단점을 그래픽과 디자인으로 보강한다는 목표로 컬러 매뉴얼 인쇄기획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정보문화사나 영진출판사 등 대형 컴퓨터 출판사에서도 이미 풀컬러의 컴퓨터 입문서를 출간했거나 잇따라 출간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이 컴퓨터 매뉴얼의 고급화는 보다 쉽고 고급스러움을 원하는 독자들에게는 만족감을 준다는 점에서 일단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난해한 이론을 설명할 때 컬러그림보다 더 좋은 설명법을 찾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독자의 입장에서는 자주 내용이 업그레이드돼 버려야 하는 컴퓨터 매뉴얼을 소장용으로 보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릴 수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반드시 풀컬러가 필요하지 않은 분야에서도 풀컬러 인쇄를 기획함으로써 출판가 전체에 불필요한 경쟁을 유도하거나 출판단가의 상승으로 소비자의 서적 구입비용을 높이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지적하고 있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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