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통신 대선토론 선거법위반 구속

컴퓨터통신을 통한 선거법 위반행위를 제재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이 발표된 지 한달이 채 못돼 급기야 인신 구속자가 발생, 사이버 토론공간이 벌집 쑤신 것처럼 시끄럽다.

정부의 방침이 대선후보들에 대한 지나친 비난이나 과격한 표현을 삼가라는 「무력시위」 정도가 아니라 아예 검찰이 특정인의 「구속」이라는 칼을 뽑아들고 나서자 언론자유를 이유로 이에 맞서자는 쪽의 의견이 폭발 일보직전이다.

전국의 네티즌들로 구성된 「통신의 자유를 지키는 모임(통자모)」이 결성됐고 개별 네티즌 차원에서는 구속자 석방을 위한 서명운동이 시작됐다. 이들은 모두 인신구속으로까지 발전한 이번 사태는 명백한 표현자유의 침해이며 가장 자유로워야 할 사이버 스페이스의 의견교환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통신검열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통자모」는 최근 각 통신망에 개설된 토론장에 성명서를 올렸다. 「구속자를 석방하고 통신언론자유 보장하라」는 제목의 이 성명서는 이번 정부의 통신인 구속을 조목조목 비판하고 있다.

「통자모」는 『통신공간에서 표현의 자유 및 양심의 자유가 보장돼야 하며, 정치적 토론도 자유롭게 허용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불합리한 선거법을 적용해 통신인들에 대해 족쇄를 채우고자 함은 통신공간을 통해 쏟아지는 정치인들에 대한 비판과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통신언론 탄압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통신인들이 게시판을 통해 발언하는 내용은 정치권에서 출발, 제도언론이 보도한 내용에 지나지 않는다』며 『이러한 정보에 대해 통신인들이 서로 토론하고 비판하는 것이 선거법 위반이라고 한다면 이는 어불성설이며 형평성 원칙에도 벗어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통자모」는 『이번에 구속된 통신인들의 경우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무차별적인 인신구속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하고 『이는 인권탄압과 통신자유의 말살』이라고 주장했다.

「통자모」는 결론적으로 통신공간에서 토론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했다면 사법당국이 나설 것이 아니라 통신인들의 자체 정화에 맡기는 것이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각 토론방에 올라온 네티즌들의 의견도 이와 유사하다. 구속자의 대부분을 배출(?)한 유니텔에는 『표현의 자유와 선거법중 어느 것이 우선돼야 하는지 헌법소원에 나서자』(ID quirt35)는 내용도 있고 『검열을 피하기 위해 아예 인터넷을 이용하자. 공짜 전자우편 주소를 얻어 유즈넷 정치란에서 토론하자』(차창너머)는 주장도 있다. 이밖에 천리안에는 『세계 인권위원회에 제소하고 인터넷을 통해 세계여론에 호소하자』(PENETRA)는 방안도 올라와 있다.

이번 사태를 거치면서 토론방에는 그간 절대적 소수였던 제재 불가피론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주목된다. 이들은 『토론방이 너무 난삽하고 저질스럽게 운용된 점은 사실』과 『차제에 올바른 토론문화와 사용하는 용어의 순화 등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정부의 의도가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컴퓨터통신은 천사와 악마의 두 얼굴을 동시에 갖고 있다. 이번 일은 그중 「악마성」만을 집중 부각시키고 있다. 네티즌 모두가 지나친 저질 토론문화에는 반감을 갖고 있는 만큼 정부도 사법적 대응보다는 자체 정화를 유도하는 것이 이들 양자의 조화를 이루는 길이라는 것이 대부분 통신인들의 입장이다.

사이버 공간은 지구상 단 하나의 열린 공간이고 비록 모든 영역을 검열하는 것이 아닐지라도 네티즌들이 규제당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기만 해도 정신적, 심리적 위축현상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은 또다른 사회제재가 되기 때문이다.

<이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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