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보안 및 도난 방지 아이디어 속속 등장

김영대 다림시스템 사장은 지난해 황당한 경우를 여러번 겪었다. 사장실에 비치된 노트북을 3대나 연이어 도난당한 것. 처음에는 분실이라 생각했지만 새롭게 구매한 2대마저 도난당한 후 노트북PC를 비롯한 컴퓨터 도난에 대해 큰 관심을 갖게 됐다. 한대에 보통 3백만원대이 훨씬 넘는 고가의 노트북 PC를 도난당하면 재산적 피해도 엄청나지만 그 속에 담긴 개인이나 기업 기밀 정보도 송두리채 없어져 이만저만한 낭패가 아니기 때문이다.

컴퓨터가 수십∼수백대씩 비치된 대학 전산실이나 기업사무실에서는 CPU와 메인 메모리, 모뎀과 그래픽 카드 등 고가의 컴퓨터 부품을 도난당하는 경우가 빈발하고 있다. 부피가 작으면서도 가격은 「금」값에 버금간다는 이유에서 이다. 절도범의 입장에서보면 컴퓨터야말로 고부가제품이다.

창이 있으면 방패가 있는 법. 컴퓨터 활용이 일상화되면서 새롭게 등장한 PC 도난을 겨냥한 보안/도난방지 아이디어 상품들이 속속 등장, 전성기를 맞고 있다.

노트북 PC 도난을 계기로 다림시스템이 고안해 상품화한 제품이 「PC 스누프(PC SNOOP)」. 소프트웨어와 비디오 캡쳐카드, 비디오 카메라로 구성돼있다. 이 제품은 카메라를 이용해 사무실내의 움직임을 캡쳐, 윈도의 스크린 세이버화면에 디스플레이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서버와 클라이언트 컴퓨터로 연결된 소규모 사업장이나 개인 모두를 대상으로하는 제품으로 도난외에도 방문객의 메시지를 전달해주는 개인비서기능도 제공한다.

PC 스누프를 설치하면 카메라가 감지하는 모든 움직임을 자동으로 캡쳐, 저장한다. 저장된 파일은 스크린 세이버 형태로 디스플레이되기 때문에 별도의 장비없이도 보안 및 감시기능을 할 수 있다.

촬영옵션도 자유롭게 지정할 수 있고 침입자가 있을 때 경보를 울려줌으로서 심리적인 불안감을 느끼게하는 기능도 있다. 촬영되는 영상은 윈도나 다른 압축알고리즘으로 압축저장되기 때문에 밤새도록 저장한다고 하더라도 1주일 평균 12mb정도의 하드디스크 용량만을 차지한다고 다림시스템측에서는 밝히고 있다.

특히 이 소프트웨어는 미국의 PC잡지인 PC매거진에도 소개될 정도로 아이디어와 성능을 인정받고 있는 제품. 다림은 컴퓨터에 지정해 놓은 상황이 아닌 비정상적인 움직임이 있을 때 프린터나 전화 호출기로 연결해주는 기능까지 포함시킬 계획이다.

완제품의 도난보다는 부품단위의 도난을 막아주는 제품도 속속 발표되고 있다.

경기시스템에서 개발한 컴가드(Com Guard)도 「내 컴퓨터는 내가 지친다」는 취지하에 개발된 제품. 40∼50만원대의 CPU나 고성능 그래픽카드 등 비교적 부피가 작아 「슬쩍」하기 쉬운 부품의 도난을 막아줄 수 있는게 이 제품의 특징이다.

컴퓨터의 속성상 드라이버 하나와 몇 분정도의 시간만 보장된다면 초보자들이라도 얼마든 고가의 부품을 뜯어갈 수 있기 때문에 이 제품은 컴퓨터에 손닫는 것 자체를 미연에 방지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컴퓨터 내부 빈 슬롯에 장착된 카드가 미리 정해진 이벤트이외의 상황 때마다 이상여부를 감지, 경고해준다.

이 제품은 인가되지 않은 사람이 전원을 작동시키거나 PC에 일정한 충격이 가해지면 PC내부에서 경보음을 발생시킨다. 프린터나 모니터 키보드, 외장형 CD롬 드라이브와 같이 PC에 직접 장착돼있지 않은 주변기기의 경우에도 이 기능은 확장된다. 뜻하지 않게 정전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보드에 장착된 밧데리로 3시간 가량의 시간을 보전해주기 때문에 안심할 수 있다.

(주)씨앤이는 컴퓨터 도난과 자료유출을 막아주는 컴퓨터 작동키를 개발했다. 컴퓨터 케이스의 모든 스위치를 없애는 대신 키스위치 2개를 설치, 컴퓨터 케이스를 함부로 여는 것을 방지한 제품이다. 키스위치 2개를 전원스위치와 리셋장치로 사용하기 때문에 케이스를 무단으로 열 수 없으며 HDD나 메모리를 떼어가는 절도는 물론 데이터를 복사해가는 정보 유출도 차단할 수 있다.

대아교역이 판매하고 있는 복제방지 카드 「HASPCard」는 기본적으로는 하드디스크에 저장돼는 소프트웨어의 불법복사를 방지해주는 제품이지만 수백만원대를 홋가하는 소프트웨어 락키의 도난을 막아주는 기능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하드웨어다.

캐드나 컴퓨터 그래픽 프로그램들을 사용하는 프로덕션에는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대의 프로그램이 설치되기 마련. 이런 소프트웨어의 대부분은 컴퓨터 프린터 포트에 소프트웨어 락키를 사용하기 때문에 락키의 도난만으로도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소프트웨어 복사는 쉬워도 락키없이는 실행시킬 수 없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 제품은 컴퓨터 프린터 포트에 꽂아 사용하는 일반 락키와는 달리 PC내부 슬롯에 장착, 소프트웨어의 복사를 방지하면서 락키의 도난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특히 다른 소프트웨어 락키들도 시스템 내부에 위치시킬 수 있어 보안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국내에는 도입되지 않았지만 미국 소프트웨어 개발회사인 앱솔루트사에서 개발된 「컴퓨트레이스」도 눈길을 끄는 보안소프트웨어다.

평소에는 컴퓨터 모뎀에 상주해있지만 만약 절도범이 컴퓨터를 절취, 통신을 이용하려고 컴퓨터를 켜 모뎀을 작동시킬 경우 전화선을 타고 현재의 컴퓨터 위치를 자동으로 소프트웨어 회사에 알려준다. 접수를 받는 회사는 물론 경찰에 신고한다.

이 소프트웨어는 컴퓨터 바이러스처럼 디렉토리 구조에 나타나지도 않으며 포맷해도 지워지지 않는 제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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