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업체들이 최근 남미 가전시장에서 현지 생산을 확대하기보다는 판매와 서비스망을 확충하고 광고판촉 활동을 강화하는 등 현지 마케팅력을 향상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남미 가전시장에 대한 외국 경쟁사들의 진출이 날로 활발해지면서 시장을 선점해 브랜드 이미지를 뚜렷히 부각시키는 게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브라질 마나우스의 복합가전단지에서 생산하는 컬러TV와 VCR의 생산량을 당분간 현 상태로 묶고 전자레인지, 에어컨 등의 생산라인 신설과 상파울로에 백색가전단지를 구축하는 2단계 투자 계획도 당분간 서두르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그 대신 올 하반기들어 남미지역의 현지 판매망을 확대하는 고급 첨단가전 제품을 집중 출시해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가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현지 생산이 본격화하기 전까지는 남미시장용 제품 일부를 멕시코의 가전 공장에서 생산해 공급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LG전자도 현지 생산과 관련한 투자를 당분간 보류하는 대신 대대적인 브랜드런칭행사를 갖고 판매 거래선을 확보하는 등 현지 마케팅력을 제고시키는 데 관심을 쏟고 있다. 올초부터 컬러TV와 VCR를 생산하고 있는 브라질 마나우스 가전복합단지는 당분간 현재의 생산규모를 유지하면서 다른 제품의 생산라인을 신설하는 계획도 느긋하게 추진할 방침이다.
대우전자는 올 연말 브라질 가전복합단지의 가동을 앞두고 있지만 생산라인의 신, 증설보다는 생산 체제를 안정화하고 마케팅력을 향상시키는 데 대한 투자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칠레에 이어 브라질 등 중남미 지역 4곳에 물류센터를 신설하고 멕시코에 서비스 부품 전용 물류센터를 세우는 등 남미시장에 적기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기에 주력하고 있다.
전자3사 관계자들은 『최근 남미 가전시장에서 국내외 업체들의 시장 선점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어 적어도 현재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는 마케팅 능력을 갖추는 데 필요한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현지 생산과 관련한 투자에 여력이 없음을 내비쳤다. 특히 가전3사는 최근 북미와 남미, 유럽연합(EU)와 남미의 시장을 통합하려는 국제적인 움직임이 일고 있는 데 주목, 현지생산 전략 전반에 걸쳐 재조정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신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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