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통신 시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해마다 급증하고 있는 물류비용을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주파수공용통신(TRS) 및 무선데이터 상용서비스가 임박하면서 관련업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이들 이동통신서비스는 공교롭게도 주 시장이 같은 물류분야를 타깃으로 삼아야 하는 필연성으로 인해 이동전화 시장을 둘러싼 셀룰러와 개인휴대통신(PCS) 사업자들간 경쟁 못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국내 업체들이 물류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아 TRS와 무선데이터통신간에 누가 이 시장을 먼저 선점하느냐에 따라 시장판도가 확연히 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국내 TRS사업자는 전국사업자격인 한국TRS와 아남텔레콤, 서울TRS 등 지역 9개 TRS사업자 등을 포함해 총 11개의 사업자가 상용서비스를 준비중이다.
이 가운데 한국TRS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이미 지난 95년부터 상용서비스에 나서고 있으며 오는 11월경에는 디지털 TRS서비스를, 아남텔레콤과 서울TRS 등 5개 지역 TRS사업자들도 같은 시기를 각각 「D데이」로 잡고 기지국 설치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단지 지난해 사업권이 허가되지 않은 대전, 충남, 충북, 강원, 전북지역은 올 6월경 사업자가 선정돼 내년 상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장비선정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지역사업자가 상용서비스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내년 상반기경에는 사업자간에 망을 연동할 것으로 전망돼 사실상 3개의 전국사업자가 치열한 시장쟁탈 경쟁에 나서게 된다.
여기다 지난해 신규통신사업권을 획득한 에어미디어, 한세텔레콤, 인텍크텔레콤 등 3개의 무선데이터통신 사업자들도 사업권역이 전국이어서 물류통신 시장을 둘러싸고 6개사가 경쟁을 펼치게 되는 셈이다.
결국 이들 사업자는 같은 시장을 놓고 동일 역무서비스 업체끼리의 내부적인 경쟁에다 이종 서비스업체들간 경쟁도 펼치는 일대 혼전상황이 전개될 것이라는 예상은 불을 보듯이 자명하다.
이같은 상황에서 현재 부각되고 있는 가장 큰 관심사는 과연 어느 통신이 틈새시장인 물류시장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느냐이다.
상대적으로 이동전화나 시티폰(CT2) 시장보다도 좁은 시장을 놓고 무려 6개의 전국사업자가 격돌함으로써 자칫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지 못할 경우 이 분야 사업에서 도중하차할 경우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즉 한정된 시장수요를 놓고 한 사업자가 먼저 자리를 차지하면 상대 사업자가 위축될 것이고 반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의 논리가 적용되는, 「제로섬 게임」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이들 사업자의 본격적인 상용서비스 개시시기가 대부분 오는 10월과 11월로 집중돼 있어 결과적으로는 같은 선상에서 출발하는 관계로 초기시장의 선점여부가 그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TRS가 상당한 시장의 주도권을 거머쥐고 무선데이터통신이 또 다른 틈새시장을 차지하는 꼴로 시장상황이 전개될 것이 유력시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기존 한국TRS의 가입자가 4만명을 육박해 일부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데다 서비스 인지도에 있어서도 무선데이터통신보다 유리한 점이 더 많기 때문이다. 특히 TRS는 음성서비스를 기본으로 데이터통신을 부가적으로 제공할 수 있어 유리한 반면 무선데이터통신은 한정된 데이터통신에 한정하는 상황이다.
이같은 분석은 이들 사업자가 전망하는 가입자 예상치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TRS사업자들은 오는 2000년 가입자를 대략 80만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는 반면에 무선데이터통신 사업자들은 고작 20만명 정도를 예상하고 있어 이를 잘 뒷받침해 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TRS가 물류통신의 총아라는 것만은 틀림없다』며 『하지만 어느 사업자가 다양한 응용 애플리케이션을 더욱 빨리 보급하느냐가 시장주도권을 거머쥐는 관건』이라고 전망하고 있어 앞으로 관련 소프트웨어의 개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퀵콜」브랜드로 상용서비스에 나서고 있는 한국TRS는 오는 11월 수도권 및 부산, 경남권을 시발로 디지털 TRS 상용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이어 98년에는 전북, 경북, 충청 등으로 서비스지역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한국TRS는 국내 사업기반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드는 내년부터 모기업인 한국통신과 연계해 인도, 베트남, 중국 등 해외 TRS시장으로의 진출도 활발히 모색중이다.
서비스 이름을 「비지니스 콜」로 확정한 아남텔레콤은 지난 7월 말 국내 최초로 디지털 TRS 시범서비스에 돌입한 데 이어 오는 11월께 수도권 및 부산, 경남권을 중심으로 상용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98년에는 충청, 강원지역에 대해 서비스를 개시하는 등 99년까지 전인구 대비 99%, 전국토의 76%를 서비스 권역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지역 TRS사업자 공동브랜드인 「팔도콜」로 서비스에 나설 서울TRS는 차량관제시스템 등 종합물류망 사업에 적극 참여해 수도권지역의 완벽한 서비스를 강점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서울TRS는 특히 지역사업자로서의 한계성을 극복하기 위해 지역사업자들간의 망연동을 통해 「일하는 무선통신」상을 구현해 나갈 방침이다.
이에 비해 무선데이터통신 사업자들의 시장쟁탈전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물류통신의 주력이 TRS지만 무선데이터통신도 틈새시장과 떠오르는 시장을 적절히 공략할 경우 나름대로 충분히 사업을 펼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통신영역의 파괴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추세에서 당장이야 어렵겠지만 장기적으로 무선데이터통신도 음성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될 경우 시장상황이 상당한 호전될 것으로 잔뜩 기대하고 있다.
무선데이터통신 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당장 음성서비스 제공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고 전제하면서 『하지만 시장개방에 대비하고 영역파괴가 가속화될 경우 장기적으로 TRS의 일반전화망(PSTN) 접속을 허용하듯이 같은 이치가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게다가 무선데이터통신 사업자들은 TRS사업자들에 비해 투자비가 훨씬 저렴해 「저투자, 고이익 창출」을 염두에 두고 사업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TRS의 경우 전국망 구축비용이 3천억원 이상이 드는 데 비해 무선데이터통신은 5백억원 정도면 충분히 전국적인 서비스망을 구축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 가입자가 20%만 돼도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TRS가 고비용, 대량 가입자를 확보한다고 해도 적은 투자비와 싼 이용요금을 주무기로 한다면 무선데이터통신도 꽃을 피울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이달부터 무선데이터통신 상용서비스에 나서고 있는 인텍크텔레콤은 「생활통신 구현」을 목표로 교통, 금융, 유통 등 3개 분야 시장을 집중 공략할 예정이다. 특히 지능형 첨단교통시스템과 연계해 버스카드 무선충전, 버스안내시스템(BIS), 택시지령시스템, 무인자동신호제어, 배차관리시스템 등을 구축키로 했다.
인텍크텔레콤은 올해 안에 수도권과 제주지역에 서비스를 제공하며 98년 상반기에 5대 광역시로 서비스를 확대하기로 했다.
한세텔레콤은 서울에서 먼저 상용서비스를 개시하고 올해 안에 인천 등 수도권지역과 부산, 대전까지 서비스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PC통신 접속, 팩스 송신, 데이터베이스 접속, 신용카드 조회, 기사 전송 등의 서비스를 개발해 공급할 예정이다.
에어미디어는 원격감시를 비롯해 증권정보 조회, 뉴스속보 제공, 교통정보 검색 등의 서비스에 주력키로 했다. 에어미디어는 장기적으로 원가절감을 통한 요금경쟁의 우위와 서비스 차별화로 적극 대응키로 했다.
물류통신 시장을 둘러싼 TRS와 무선데이터통신간의 경쟁은 이미 본격적으로 돌입했다고 보는 시각이 옳을 것 같다.
사업권 획득 이후 한차례 치른 장비선정에 따른 후유증에도 불구하고 기술개발이 예상외로 순조로워 일부 업체들은 제한적이나마 상용서비스에 나서고 있으며 예약가입자도 받고 있는 등 「물류대회전」의 첫 주사위는 이미 던져진 셈이다.
<김위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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