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 양악 경계 허문다

『국악과 양악이 한자리에 만나 새로운 음악세계를 펼친다.』

90년대 들어 김덕수 사물놀이패,가수 김수철 등을 중심으로 꾸준히 진행되어온 국악과 양악의 접목이 차츰 자리를 잡아가면서 최근 이같은 음반과 공연이 잇따르고 있다.

삼성영사업단은 컬트피아니스트 임동창,소리꾼 장사익,대금의 명인 이생강 등 3명이 만나 국악과 양악을 넘나드는 공연을 펼칠 <97 공감 콘서트>를 오는 21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개최한다.세 연주자가 한데 모여 공통분모를 찾는 이번 공연은 국악,양악,대중음악의 경계를 헐어내고 피아노와 사물,소리와 사물,가요와 피아노,피리와 피아노,피아노, 구음, 대금이 어울려 「음악적 공감」을 찾는 크로스오버 무대다.

이번 무대에서는 임동창의 피아노곡 「또닥또닥」, 장사익, 임동창 듀오의 「찔레꽃」, 「봄비」, 이생강의 「이생강류 대금산조」, 이생강, 임동창 듀오의 「대니보이」 등이 연주되고, 피날레곡으로 임동창, 장사익, 이생강이 「피아노와 구음과 대금의 즉흥연주」를 들려준다.

그룹 21C, 백두산 등에서 그룹활동을 펼치던 드러머 최소리는 지난 92년부터 동서양의타악소리 연구에 몰두,최근 타악기 솔로 앨범인 <최소리 타악기 솔로,두들림Ⅰ>(신라음반)을 선보였다. 최소리는 『지리산에서 5년여건의 수도생활을 하면서 동약과 서양을 초월하는 타악연주기법과소리를 창출, 인간의 번민과 욕망, 공허함을 소리로 표현했다』고 말한다.

그는 큰매릿,작은매릿,꽹과리채,북채,드럼스틱 등 8개의 채를 양손에 잡고 북,드럼,꽹과리,기타 등을 두드리는 등 독특한 악기구성과 연주기법을 보여준다.이번 앨범에는 번민,희로시마 폭격,비단길,우주,개벽 등을 표현하는 곡들이 실렸다.최소리는 이달 18일 KBS홀에서 사물놀이 뜬쇄와 합동공연을 시작으로 10월과 11월에 2,3회 가량 국내공연을 펼칠 예정이며 이달 21일부터 30일까지 뉴욕공연, 다음달 1,2일 태국공연 등 해외공연도 갖게 된다.

지리산 청학동 출신의 김봉곤이 최근 내놓은 앨범 <판소리와 댄스음악의 행복한 만남> 역시 댄스음악의 리듬에다 판소리 가락을 접목시킨 실험적인 노래들로 구성돼 화제다.지난 89년 인간문화재인 영창 은희진 선생에게 판소리를 배워 본격적으로 국악을 공부하던 김봉곤은 이미 각종 TV프로그램에 출연해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졌다.

그는 『높은 음악성에도 불구하고 대중화되고 있지 못하는 판소리가 일반인, 특히 10대 신세대들에게 보다 쉽게 다가갔으면 하는 바램으로 음반을 출시하게 됐다』고 말한다.이번 앨범은 가벼운 댄스음악의 형식을 빌리고 있지만 내용은 무겁다. 통일이후 남북의 청춘남녀들이평양에 세워진 모란봉 나이트클럽에 모여 춤을 춘다는 내용의 통일의지를 담은 <모란봉 나이트클럽> 등 10곡이 수록됐다.

<김홍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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