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디지털 카메라 (2);광학기기냐 전자제품이냐

디지털 카메라는 렌즈에 들어온 빛을 고체촬상소자(CCD)에서 빛의 양에 따라 전기신호로 바꾼 다음 이 신호들을 다시 디지털신호로 변환시켜 메모리 카드에 저장시키는 것이 기본원리이다. 디지털 신호화된 데이터의 양은 매우 많기 때문에 메모리에 저장시키는 단계에 앞서 정지영상 압축방식인 「JPEG」을 활용해 압축 저장된다.

따라서 디지털 카메라의 구조는 크게 렌즈부와 중앙처리장치(CPU)를 비롯한 4,5개의 IC칩세트와 메모리 카드로 구성되어있다. 즉 디지털 카메라는 메커니즘 측면에서 광학기기이면서 전자기기로 볼 수 있는 특징이 많다.

특히 디지털 카메라는 사용환경적인 측면에서 볼 때 PC는 물론 TV로 촬영한 이미지를 보거나 VCR에 녹화도 할 수도 있어 PC와 AV 주변기기로 활용할 수 있다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이와같은 특징으로 인해 디지털 카메라는 전통적인 광학기기 개념뿐만 아니라 PC 및 AV주변기기 개념 등 다양한 각도에서 상품화가 추진되고 있다.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 필름 및 카메라업체, PC주변기기업체, 가전업체 등이 잇따라 가세하고 있는 사실이 디지털 카메라의 특징을 입증해주고 있다. 광학기기 개념으로 디지털 카메라를 상품화하고 있는 업체들은 주로 카메라 전문업체들이다. 이들 업체는 보급형 디지털 카메라 개발방향을 고화질쪽에 맞추고 있다.

일본 올림퍼스광학산업이 지난해 가을 발표한 81만화소급 「캐미디어」시리즈와 올초 미국 코닥이 발표한 1백20만화소급 「DC-120」은 광학기기 개념에 충실한 보급형 디지털 카메라들이다.

이에 비해 전자업체들의 아이디어는 저렴한 가격에 PC 및 AV주변기기로써의 활용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상반기에 일본 샤프사는 직경 6㎝의 미니디스크(MD)를 저장수단으로 채용, 최대 2천장의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MD디지털 뷰팬터」라는 제품을 출시했다. 샤프는 이 제품을 휴대형 MD플레이어로 사용할 수 있게해 소비자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또 산요가 개발한 「DSC-V1」은 사진에다 음성을 삽입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시켜 마치 디지털 캠코더 같은 느낌이 들게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광학기기 사업기반을 확보하고 있는 삼성항공은 41만화소급에 액정모니터를 장착해 디지털 카메라를 광학기기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삼성전자는 PC주변기기에 초점을 맞춰 33만 화소급에 액정모니터를 생략한 30만원대 디지털 카메라를 선보였다.

디지털 카메라의 상품화 방향과 관련해 드러나고 있는 또 하나의 가능성은 멀티미디어로서의 디지털 카메라다. 최근 일본의 니콘은 최대 17분 동안 음성을 녹음할 수 있음은 물론 전용펜으로 글이나 그림을 입력할 수 있도록 전자수첩기능을 가미한 「쿨픽스 300」을 출시, 디지털 카메라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디지털 카메라의 핵심은 필름을 이미지 저장수단으로 사용하는 35㎜ 카메라와 근본적인 차이는 디지털 기술을 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향후 디지털 카메라는 디지털 캠코더, DVD플레이어, 디지털TV로 이어지고 있는 디지털 물결과 본격적으로 합류할 경우 기존 카메라에 대한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고 새로운 개념의 상품으로 부각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안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그러나 현재까지 카메라, 전자, 필름업체가 제시한 다양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카메라의 정체는 아직도 베일에 가려져 있다.

<유형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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