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블럭버스터의 공세로 주춤했던 여름극장가에 뒤늦게 합류한 <나쁜영화> <넘버3><할렐루야> 등 우리영화 3편이 관객몰이에 나선다.
미라신 코리아가 제작하고 대우시네마가 배급하는 <나쁜영화>는 제목처럼 정말 나쁜 영화인가 아니면 역설적으로 좋은 영화인가에 대한 반응이 엇갈리는 작품.지난 주말 개봉하자마자 PC통신에는 「신선한 기획과 리얼리티가 돋보인다」는 긍정적인 평과 다큐멘터리라는 이름으로포장된 「준포르노성 상업영화」라는 비판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이 영화는 집단 윤간 장면이라든가 변태적인 성행위,은어 사전이 필요할 정도로 심하게 왜곡된 언어들,주인공들의 막가파적인 행동 등으로 일각에서 <쇼킹 아시아>에 이어 흥행을 노린 <쇼킹 코리아>라는 악평을 받는가 하면,영화를 보고 나온 한 30대관객은 『이 영화가 예술이고 감독이 무죄라면 실제상황을 촬영한 이른바 <빨간 마후라> 출연진들도 죄가없다』고 주장하는 등 영화의 도덕성에 대한 시비까지 불러 일으키고 있다.
무일푼으로 차비를 앵벌이 하는 「뺀」,친구따라 싸움터에 나갔다가 실수로 사람을 죽이는「새」,돈이 없어 아리랑 퍽을 하는 「감자」,댄서가 되고싶지만 재능이 없어 자살소동을일으키는 「프린스」, 뽕카 타고 싶어 안달하는 「똥자루」,팬티만달랑 입고 집을 쫓겨나온「이쁜이」 등 학교와 집이 싫어 뛰쳐나와 거리를 떠도는 십대들의 모습은 확실히 전에 볼 수 없었던 충격적 영상이다.
같은 날 개봉한 <넘버3>도 시사회에서의 열띤 관객호응과 평론가들의 호평으로 흥행이 예상되는 작품.
제작사 프리시네마는 『소자본 중심의 한국영화가 살아 남으려면 체계적인 관리로 촬영기간과 비용을 단축해야 한다』는 전제 하에 「촬영전 100% 올콘티,100% 장소섭외」로 8개월만에 촬영을 끝마쳐 우리 영화계 제작합리화의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특히 연출보다도 시나리오가 모범답안이라는 극찬을 받을 만큼 탄탄한 시나리오가 돋보인다.이 영화에는 90년대말 도시를 살아가는 3류인생들의 이야기가 질펀한 농담과 과격한 폭력,주체할 수 없는 웃음속에 녹아있다.
폭력조직의 넘버 1이 되기 위해 죽도록 고생하는 주인공 「넘버 3」, 그의 애인이면서 시인이 되고 싶어하는 전직 호스테스 「현지」,「죄지은 **가 나쁘지 죄에는 죄가 없다」는 다혈질의 욕쟁이 검사 「마동팔」, 인터넷이 국제경찰이라고 믿는 도강파의 「넘버2」, 홍콩영화의 악당처럼 되고 싶은 뜨네기 조직 불사파의 두목 「조필」 등장인물의 개성이 화면을 압도한다.
<은행나무침대><닥터 봉> <초록물고기> 등 신인감독들을 성공시켜온 흥행배우 한석규가 치렁치렁한 파마머리,가죽점퍼,착 달라붙는 검정바지,굵은 은목걸이 차림의 깡패로 등장해 다시 한번 송능한 감독에게 출세작을 안겨 줄 것인지가 관심사다.
이번주말(8월 9일) 개봉 예정인 할렐루야는 <아랫층여자 윗층남자> <아찌 아빠> 등 로맨틱 코미디를 만들어온 신승수 감독의 신작.
태원엔터테인먼트의 창립작품으로 시사회를 통해 박중훈의 코믹연기가 가장 빛을 발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인공 양덕건은 교회에서 도둑질을 하다가 걸려 들어 전과 3범의 별을 달게 된 소매치기이자 날건달. 친구 동팔이 일하는 룸싸롱에서 대리운전을 하며 호스티스를 짝사랑하던 덕건은교통사고를 당한 시골교회 목사의 지갑 속에 이 편지를 어느 교회로 가져오면 1억원의 개척자금을 주겠다는 내용을 발견한다.이때부터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낼 가짜 목사 양덕건의 기상천외 사기극이 시작된다. 이혜영, 고소영, 구본승 인기 탤런트들의 까메오 출연도 이 영화의 볼거리.
그밖에도 방송사의 극장용 영화진출 1호 <꽃은 든 남자>를 비롯 임권택 감독의 <창>,강수연 최민수 주연의 <블랙잭>,해외시장 직배영화로 기록된 <현상수배> 등이 8월 중순부터 9월말까지 잇달아 개봉될 예정이어서 한국영화의 흥행성적표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선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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