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책과 이익 (4)
이들은 『일본과 유럽의 정치문화는 산업정책에 대한 정부의 참여와 역할을 존중하고 있다. 이에 반해 미국의 정치문화는 자유방임주의를 지지하고 기업가들과 정보가 공개된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을 찬양하고 있다. 이같이 대조적인 문화는 「근본적인 신화」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보인다. R&D 컨소시엄과 무역협상 그리고 비즈니스 전략 협상이 벌어지는 현실세계에서 이같은 신화는 시간에 얽매여 복잡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으로 떠밀리게 마련』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이들 두 사람은 미국정부가 국가안보라는 이름 아래 기술혁신과 보급이라는 목적을 달성하려고 「은밀한」 상태에서 기술정책을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미 국무부가 인터넷 개발자금을 지원한 것은 안보와 관련한 기술이 민간에 적용된 많은 사례 가운데 하나에 해당한다.
이같이 국방과 관련한 정부의 정서는 세계 정보인프라(GII)계획의 일환으로 국제 통신네트워크가 개방되고 세계가 단일시장으로 편입돼가면서 점차 효력을 잃고 있다. 일부 국가의 경우 정부의 안보규정이 미국기업의 이익이나 인터넷에서 미국이 주도적 역할을 수행한다는 목적과 정면으로 배치되고 있다.
이러한 예로 인터넷 전자상거래의 핵심 구성요소인 암호화 기술 수출 금지규정을 들 수 있다. 미 정부가 암호화 기술 수출을 금지한 것은 미 보안국(NSA)이 장기간을 두고 개발된 암호화 기술을 외국 스파이들이 도용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클린턴 행정부와 미 상원은 인터넷 암호화 기술이 군사정책보다 전자상거래와 더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수출 규제정책을 철폐하지 못했다. 하지만 인터넷 상에서 비밀정보를 보호하는 것은 상용 웹 보안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핵심 요소다. 미국에서 인터넷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대부분의 제품들은 일정 정도 보안기능을 갖고 있으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RSA 데이터 시큐리티社에서 개발한 암호화 알고리듬에 기반을 두고 있다. 암호화 기술의 수출을 금지함에 따라 미국의 기업들은 전자상거래 제품와 서비스시장에서 해외의 고객들에게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해왔다.
또한 전세계의 인터넷 전자상거래가 급속히 성장하게 되면서 수출규제는 미국의 대외경쟁력에 치명타로 작용하기도 했다. 「인베스터스 비즈니스 데일리」紙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우리는 외국의 경쟁업체에 계속해서 밀리고 있다. 우리가 고객에게 수년 동안 보안의 중요성에 대해 가르치고 나면 다른 나라의 기업들이 이를 가로챈다』며 RSA 데이터의 최고경영책임자(CEO) 짐 비즈도스는 통탄하고 있다.
국제 많이 본 뉴스
-
1
5년 전 업비트서 580억 암호화폐 탈취…경찰 “북한 해킹조직 소행”
-
2
'아이폰 중 가장 얇은' 아이폰17 에어, 구매 시 고려해야 할 3가지 사항은?
-
3
5대 거래소, 코인 불장 속 상장 러시
-
4
현대차, 차세대 아이오닉5에 구글맵 첫 탑재
-
5
'주사율 한계 돌파' 삼성D, 세계 첫 500Hz 패널 개발
-
6
나무가, 비전 센싱 기반 신사업 강화…“2027년 매출 6000억 이상”
-
7
美 한인갱단, '소녀상 모욕' 소말리 응징 예고...“미국 올 생각 접어”
-
8
재생에너지 키운다더니…지자체간 태양광 점용료 4배 차이
-
9
단독중기부, 클라우드 업고 디지털 부처 전환
-
10
국내 SW산업 44조원으로 성장했지만…해외진출 기업은 3%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