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세가 엔터프라이즈

1951년에 설립된 일본의 세계적인 게임 전문업체인 세가엔터프라이즈사는 당시 일본에 주둔하고 있던 미군들이 사용하는 주크박스를 공급하기 위해 출발했다. 따라서 사장도 미국인이었다. 세가는 이 사업으로 상당한 돈을 모았다. 그로부터 3년 후 세가는 「서비스 게임즈」로 회사 이름을 바꿨다. 오늘날의 SEGA는 SERVICE의 「SE」와 GAMES의 「GA」를 결합한 것이다.

세가는 이후 독자적으로 주크박스를 개발하는 한편 업소용 게임기의 제조를 시작했다. 1965년 세가는 역시 미국인이 경영하던 오락기 회사인 「로젠엔터프라이즈사」와 합병했다. 「SEGA ENTERPRISE」로 회사 이름이 결정된 것은 바로 이때다. 세가는 독자적인 개발력을 강화해 다양한 오락기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얼마 뒤 미국의 거대기업인 걸프웨스턴(G&W)이 사업다각화를 꾀한다는 명목으로 세가를 매입했다. 그러나 세가가 급성장하기 시작한 것은 나가야마를 영입하고부터다. 1979년 마케팅담당 부사장 자리에 앉은 나카야마씨의 진두진휘 아래 세가는 부동산회사인 CSK와 합병하면서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특히 가정용 비디오게임기의 생산은 후일 세가를 성공시켜준 일등공신이 되었다.

장기불황에 따른 오락기시장의 침체에도 하이테크, 테마파크 등 사업영역을 확장하면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구가해 온 세가는 일본 산업사회의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해온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회사는 짧은 역사와 잦은 경영권 변화에도 발빠른 경영수완으로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매출과 순익 면에서 세가는 지난 70,80년대 일본 정상급을 달려왔다.

그러나 멀티미디어시장의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는 첨단 비디오 게임기시장에서 올들어 세가는 큰 시련기를 맞고 있다. 세가는 자사의 32비트 게임기 「새턴」의 판매고전으로 위축된 모습을 모이고 있다. 「닌텐도 64」 「플레이스테이션」 「새턴」 등 32비트 게임기를 무기로 닌텐도, 소니, 세가 등 세계 3대 게임사가 벌이는 격렬한 전쟁에서 크게 밀리고 있는 것이다. 「90년대의 별」이라는 닉네임이 무색할 정도다.

이런 가운데 세가가 최근 한국공략을 노골화하고 있다. 삼성전자, SKC, 현대종합상사, 코리아데이타시스템스, 롯데그룹 등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오락분야에서 너나 할 것 없이 세가와 눈을 맞추게 됐다는 소식이다. 세가가 한국에 진출한 배경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최근의 경영고전과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물론 차세대 유망분야인 게임은 우리 기업들이 세가와 워낙 큰 기술격차를 보여 감히 손대지 못하고 분야다. 그렇다고 해서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기술개발보다는 줄지어 일본업체와 짝짓기해서 오락사업을 벌이는 것은 보기에 다소 민망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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