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당 6천자 가량의 디지털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56kbps 초고속 팩스모뎀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최근에는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LG전자, 대우통신, 현대전자 등 메이저 PC업체들이 경쟁적으로 56kbps 팩스모뎀을 기본 탑재한 멀티PC를 개발, 하반기 주력상품으로 내세울 전망이다. 여기에는 뉴텍컴퓨터, 현주컴퓨터 등 중견 PC업체들과 용산전자상가내 중소 조립업체들도 가세하고 있다.
PC업체들이 56kbps 초고속 팩스모뎀을 기본 내장한 PC를 올 하반기 전략제품으로 밀어붙이게 된 이유는 56kbps 팩스모뎀이 통신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시킬 수 있고 인터넷과 멀티PC통신이 가능해 하반기 마케팅 전략포인트로 유력시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 4, Mbps분기부터는 33.6kbps 팩스모뎀은 아예 자취를 감출 것이란 성급한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하반기부터 56kbps 팩스모뎀을 기본 탑재한 제품을 내놓을 경우 소비자들의 피해가 잇따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56kbps 팩스모뎀은 아직 국제규격이 확정되지 않은데다 업체별로 각기 다른 통신방식을 채용해 같은 칩세트를 채택한 제품이 아니라면 56kbps로 직접 통신이 불가능하다는게 그 이유다.
따라서 PC업체들은 올하반기 시장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호환도 되지 않는 56kbps 모뎀을 내세운 제품을 출시, 소비자 보호에는 관심이 없고 매출경쟁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비난을 면키 힘들 전망이다.
현재 국내 PC업체중 US로보틱스 진영의 x2제품을 채용한 곳은 대우통신, 뉴텍컴퓨터 등이며 록웰사의 플렉스56K기술을 채택한 업체는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등으로 이들 양대진영의 PC끼리는 현재 표준규격이 확정된 33.6kbps 이하의 속도로만 서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56kbps 국제 표준은 현재 검토단계로 미국표준이 빨라야 내년 3~4월에나 확정될 것이며 세계 표준규격은 이르면 내년말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는 또 『PC업체들이 표준규격이 확정되기 전에 56kbps 팩스모뎀을 기본 탑재한 제품을 출시한다면 이를 구입한 소비자중 상당수가 내년에 결정될 표준과 다른 모뎀을 사용하게돼 결국 추가로 56kbps 제품을 구입해 설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대해 PC업체의 한 관계자는 『통신규격이 내년 초에나 확정될 것임에도 불구, 소비자들이 고속통신이 가능한 56kbps 제품을 적극 요구하는 있는데다 마케팅 차원에서도 고속통신기능을 올하반기 핵심판매전략으로 설정해 놓고 있어 제품 출시를 강행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PC업계가 56kbps 팩스모뎀을 채용한 것은 소비자의 요구와 산업흐름에 편승한 결정이지만 향후 표준이 확정된 후 보상판매나 할인판매 등을 통해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을 적극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남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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