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의 발사과정은 매우 복잡다단한 과정을 거친다. 속도와 시간, 로켓의 힘, 또한 로켓 연료의 분량 등 매우 복잡한 조건에 충족되어야 한다. 그뿐만이 아니라 위성은 구조적인 부분의 착오도 없어야 했다.
위성을 하늘로 쏘아 올리기 위해서는 많은 힘이 필요한데, 그 힘을 충당하기 위해 여러 개의 로켓을 활용한다. 하지만 그 연료가 다 소모된 연료통은 이제 불필요한 부담이 될 뿐이다. 이때 그 연료통을 분리시키게 된다. 거기서 작은 착오만 생겨도 위성의 속도와 높이, 항진방향에는 엄청난 착오가 발생한다. 1호 위성의 사고도 보조연료가 담겨져 있던 보조로켓 때문에 발생한 것이었다. 불필요한 무게로 인하여 정상적인 높이에 오르지 못하고 만 것이었다. 이제 왜 그 6번 보조로켓이 분리되지 않았는가 하는 원인파악을 위해 사고조사위원회가 구성된 것이었다.
은옥은 NASA 엔지니어와 함께 사고와 연관될 수 있는 로켓의 모든 부분에 대한 정밀 실사작업을 수행했다. 조사과정에서 크게 우려한 것 가운데 하나는 우리나라 한별중공업에서 제작한 노즈콘이 원인규명 항목의 하나로 선정되어 여러 실험을 하게 된 점이었다.
만약 노스콘에서 잘못이 발생하면 발사 실패의 모든 책임이 한별중공업에 전가될 수밖에 없었다. MDC사에서도 필요 이상으로 노즈콘에 신경을 쓰는 듯했다.
은옥은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나라 기업에서 어렵게 기회를 얻어 참여하여 제작한 부품에서 하자가 발생했다면 발사사고에 대한 책임소재는 둘째치고 앞으로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자체위성 개발사업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노즈콘 실험을 할 때 은옥은 물론 한별중공업에서 파견한 전문요원들도 참여시켜 현장에서 실험결과를 철저하게 확인토록 했다. MDC사와 사고조사위원회에서 작성하는 실험결과 보고서도 하나하나 자세히 체크했다.
다행히 노즈콘에는 아무런 하자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여 일단 안심할 수 있었지만 우리나라의 기술력을 믿지 못하고 의심하는 그들의 시각은 오랫동안 은옥의 기분을 나쁘게 했다.
사고조사위원회는 매일 아침 일찍 회의를 시작하여 저녁 늦게까지 열띤 조사활동을 벌여 많은 자료를 수집했다. 발사와 운용기술뿐만이 아니라 사고에 대한 분석능력 또한 기술이었다.
은옥은 사고규명을 위한 작업과정을 지켜보면서 그 기술능력에 관한 한은 부러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분명 기술의 차이였다. 하지만 은옥에게 그것은 분명한 기회였다. 은옥은 분석자료를 꼼꼼하게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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