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민주주의"실현 가능할까

연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권 주자들의 행보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 전국민의 이목이 대권 주자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각 정파들간 이합집산이나 정당의 대선전략이 정가는 물론 일반 국민들의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음성적인 정치자금, 정파간 이전투구 양상, 막대한 선거비용 등 우리나라 특유의 고비용 정치구조를 우려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특히 전국민이 한꺼번에 선거를 치루고 교사나 공무원들을 동원해 밤샘작업을 하면서 개표상황을 집계하는 현재의 선거제도나 투개표 방식이 과연 바람직스러운가 하는 논란도 조심스럽게 대두되고 있다.

특히 개표시스템은 원시적인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각 방송사들은 선거가 끝나자마자 출구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거나 개표소의 집계현황을 중계방송 하느라 한판 난리법석을 떤다. 이 같은 방식의 현 선거제도나 투개표 시스템은 고비용 정치구조의 대표적인 사례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은 결국 선거제도나 투개표 시스템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특히 최근 들어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각 정당들이 PC통신이나 인터넷에 전자게시판이나 홈페이지를 개설,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으며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 정당까지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다.

정보통신 기술은 전자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구체적인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브라질에서 도입해 시행하고 있는 전자투표시스템이 전자민주주의의 구현방법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브라질에서 도입 시행중인 전자투표시스템은 투표절차 및 득표 집계처리를 단순화하기 위해 특별하게 개발된 전자투표기, 후보인 및 선거인 자료, 투표 결과 등을 담을 수 있는 이동식 디스켓, 번호입력 및 시각장애인용 키보드, 투표함 적재용 프린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자투표시스템 하에서 선거인들은 키보드와 전자투표기 상에 나타난 후보자 얼굴을 보고 선거를 한다. 투표 내용은 이동식 디스켓에 저장되고 프린터로 출력되어 별도의 투표함에 적재된다.

선거가 끝난 후 이동식 디스켓에 저장된 데이터가 전국적으로 집계되기 때문에 개표시간이 크게 절감된다.

아직 온라인으로 데이터를 전송하지는않지만 장기적으로는 온라인화할 것이다.

브라질은 이미 몇년 전 실시된 60개 지방자치단체 선거에서 7만7천여대의 전자투표시스템을 설치, 운용했으며 98년 말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와 의원 선거에 이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스템을 공급한 업체측은 전자투표기의 설치비용을 1인당 2달러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이를 국내 선거에 그대로 적용할 때 대략 4백억∼5백억원 정도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결코 적지않은 비용이다. 그러나 현재의 개표시스템을 개선하는 방법중 하나로 충분히 검토해 볼 만한 제도라는 게 업계측의 지적이다.

<장길수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