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3사가 세계화를 추진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걸림돌로 꼽고 있는 게 취약한 브랜드 인지도다. 해외시장은 물론 국내시장에서 조차 전자3사의 브랜드가 그다지 높게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최근의 사례로 지난 연초에 멕시코에서 조립생산된 소니TV가 「미국산」 라벨을 붙이고 국내시장에 들어왔을때 불티나게 팔리던 모습을 들 수 있다. 수입선 다변화라는 우리나라의 무역제도에 묶여 일본에서 생산된 TV가 직접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소니」라는 브랜드 하나만으로 소비자들이 한꺼번에 몰려든 것이다.
얼마후 리딩3사 중 한 업체인 삼성전자가 조사한 설문결과는 더 흥미롭다. 앞으로 1년 안에 냉장고를 새로 살 생각이 있는 대체수요자와 신혼부부 2백명을 찾아 브랜드 선호도를 조사했는데, 외산 유명 브랜드가 국산제품보다 30만원 정도 더 비싸도 외제 냉장고를 구입할 의사가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하반기에 관련당국에서 조사분석한 보고서를 보면 국산 가전제품의 브랜드 이미지가 일본의 70% 수준이며 컬러TV의 경우는 동남아산 일본 브랜드보다도 낮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와같은 소비자 의식은 한마디로 가전산업을 이끌어왔다는 전자3사가 그동안 정부의 보호막 안에서 서로 경쟁해왔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해외시장에선 국산 가전제품의 브랜드 인지도가 더욱 취약하다. 그것도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선진국 시장에서 맥을 못추고 있다. 전세계에서 내로라하는 브랜드들이 몰려들어 치열한 가격과 품질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시장의 경우 주로 멕시코에서 생산한 전자3사의 가전제품이 들어가고 있는데 브랜드 이미지가 중간 수준에도 못미치고 있다. 최근 LG전자가 북미시장에다 판매하는 AV제품을 「제니스」 브랜드로 일원화한 이유중의 하나도 LG브랜드를 중상위권으로 올려놓으려면 막대한 투자와 시간을 소모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심플리 삼성」을 내세워 미국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으나 여의치 않다.
유럽연합 시장에선 전자3사의 브랜드 조차 알고 있는 소비자들이 아주 드문 실정이다. 얼마전 대우전자의 톰슨 인수 추진문제로 프랑스가 시끄러웠을때 엉뚱하게도 대우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로부터 부러운 눈길을 받은 일이 있는데 바로 브랜드 인지도 때문이었다.
유럽시장 마케팅을 담당했던 경쟁사 한 임원은 『애석하게도 유럽시장에선 전자3사 브랜드를 알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면서 『대우전자의 톰슨 인수가 성사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유럽시장에서 대우전자는 3년간 광고해도 거둘수 없는 브랜드 홍보효과를 거두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또 『현재 유럽시장에선 좋은 이미지이든 나쁜 이미지이든 브랜드를 알리는 게 더 시급하고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일본시장의 경우는 그나마 한국산 가전제품이 동남아산 일본제품과 비슷한 수준으로 대접받고 있으며 중간이상으로 평가받고 있는 제품은 대부분 일본업체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수출되고 있는 것들이다. 특히 그동안의 엔화약세로 인해 동남아산 일본제품 등과 힘겨운 판매경쟁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국내외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려면 막대한 광고비와 아이디어를 동원해야 함은 물론 제품력, 서비스력 등에서 경쟁우위에 올라서야 하는 등 지속적인 투자와 노력이 뒤따라야해 리딩3사를 비롯한 가전업계 전체의 심각한 숙제거리가 아닐 수 없다.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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